[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국내 건설현장의 산업재해 원인으로 재하도급 관행이 지적되자 건설사들은 관련 규제와 제재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문제 상황에 공감하면서도 해결을 위해서는 공사비 현실화가 먼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건설현장 산업재해의 주된 원인으로 불법적인 재하도급 관행을 지목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불법적인 재하도급 관행을 산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최근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르자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이다.
또 건설현장의 잇따른 사고가 재하도급 행태의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하고 필요하면 관련법을 개정할 것을 암시했다. 이로 인해 건설업의 재하도급과 산업재해에 대한 규제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일부터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50일간 ‘불법하도급’ 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고용부는 건설업에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제대로 사용될 수 있게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표준 하도급 계약서를 개정하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인 사항이다. 금융 제재나 공공부문 입찰 자격 박탈 등의 제재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역시 불법적인 재하도급 문제에 대해선 공감하는 분위기다. 현행법상 하도급까지는 이뤄질 수 있으나 재하도급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와 제재 강화는 자칫 경영 활동을 위축시켜 경쟁력만 하락할 수 있다는 이견을 피력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원청이 모든 공사를 담당할 수 없기에 하도급을 진행하는 것이다”라며 “하지만 재하도급은 몰래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모든 현장에서 차단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 위주의 조치만 이뤄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리스크가 강해지면 신규 수주 등 사업 활동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규제·제재 강화에 앞서 입찰 방식 개선·공사비 현실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 확보를 위해 최저가 경쟁을 펼치다 보니 하도급을 반복해서라도 절감해야만 하는 상황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특히 현장 안전에 충분한 비용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분이 공사비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GTX 사업만 보더라도 현실과 동떨어진 공사비 때문에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며 “최저 입찰 방식이 사업 수주에 있어 비용 압박을 초래하는 만큼 현실적인 공사비를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