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측 “기존판례상 SK주식은 특유재산”

박진희 기자 승인 2024.10.16 09:01 | 최종 수정 2024.10.16 15:43 의견 0
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재산분할 소송 중인 최태원 SK회장이 혼인 후 단독명의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대법원에 제출한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에서 자신 명의 재산 3조9883억원 중 1조 3808억원을 분할하라고 판결한 항소심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 같이 주장했다.

근거로 민법 830조 831조를 제시했다.

해당 조항은 부부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뿐 아니라 혼인 중 자신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특유재산’이 된다. 부부는 이를 각자 관리·사용·수익한다고 규정한다. 이른바 ‘부부별산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이 조항에 대해 “혼인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명의자의 특유재산으로 추정되고, 취득에 있어 배우자의 협력이나 내조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추정이 번복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고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장기간 혼인 생활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우자의 기여를 넓게 인정해 한쪽의 특유재산을 일단 부부공동재산으로 취급해 분할 비율을 적당히 조절하는 방식으로 실무가 운영된다면 부부별산제 원칙은 형해화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앞서 이혼 소송 항소심은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 회장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흘러 들어가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다는 점 등에서 SK 주식 등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고 상고심에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룹의 종잣돈은 노 전 대통령과 무관하고, 부부공동재산이 아닌 최 회장의 특유재산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노 관장 측은 대법원 판례상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은 부부의 공동재산이라는 전제를 두고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은 재산분할제도의 취지와 우리 법과 판례의 확립된 태도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적인 견해와 논리 조작을 통해 자신만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는 불가침의 재산인 것처럼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항변했다.

최 회장 측이 제시한 민법 조항에 대해서도 “특유재산과 귀속불명재산에 관한 조문일 뿐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금도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자산이 많은 사람들은 유지·형성 경위를 불문하고 ‘전가의 보도’처럼 특유재산 주장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이는 종국적으로 가정을 파괴한 유책 배우자가 무책 배우자를 맨몸으로 내쫓고 그 과정에서 자녀까지 고통 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상고에 대해 내달 초까지 심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내달 초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지 않는다면, 특유재산과 관련한 법리도 세부적으로 심리해 최종 결론을 내야 한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