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최초 ‘OCIO(전담운용체계)’를 도입한 주택도시기금이 올해로 도입 10주년을 맞이했다. 우선 1호 전담운용기관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10년간 순조로운 성과를 보이면서 앞으로의 OCIO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4년 주택도시기금 내 여유자금 운용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선진사례를 검토하고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를 전담운용기관으로 선정해 OCIO를 도입했다.
국내 OCIO 역사를 2001년 연기금투자풀 도입 시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기금에 자산배분, 위험관리, 성과평가 등 전반적인 OCIO 체계를 도입한 것은 주택도시기금이 최초다.
2014년 7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은 제1기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으로 선정됐다. 이후 2018년 7월 제2기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선정, 증권사의 경우 NH투자증권이 새롭게 선정됐다. 2022년 7월 제3기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 양사 모두 재선정됐다.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체계 최초 도입 이래 유일하게 3회 연속 선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까지 10년간 누적 수익률 38.87%를 이끌어 냈다. 이는 전담운용체계 도입 전 시나리오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이자 벤치마크 대비 꾸준한 초과 성과를 기록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 대상 다변화 등 주택도시기금의 자산 배분 고도화를 통한 전략적 자산 배분으로 7%포인트, 이에 더해 분산투자와 전략 다변화 등 적극적인 전술적 자산 배분 등으로 3%포인트의 초과 성과를 창출했다.
이처럼 운용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전문 기관이 국가기금 자산운용의 전문성, 안정성,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주택도시기금 외에도 OCIO 체계를 도입한 기금들은 지속적인 자산 다각화와 제도 개선 등으로 기재부 기금운용평가에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OCIO 시장은 대형 기금 중심으로만 진행되고 있어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OCIO 프로세스는 위원회 구성, IPS 수립, 전략적자산배분, 개별운용사 선정, 성과평가 및 위험관리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해당 업무의 자문과 실제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인력과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연기금투자풀, 산재보험기금, 주택도시기금 등 대형기금과 대학 등이 OCIO 체계를 도입한 상태다. 전담운용기관으로는 자산운용사가 기금 전체(125조원)의 약 85% 정도를 운용 중이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총 5개사가 OCIO 전담운용기관으로 선정됐다. 증권사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OCIO 운용 규모가 가장 크며 NH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신한증권 5개사가 진출했다.
중소형기금 및 일부 기관투자자의 경우 OCIO 형식의 선정 공고를 내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통적 위탁운용 수준에 그치고 있다. OCIO는 전담운용기관이 의사결정부터 투자수행 단계까지 모두 위임받지만, 위탁운용은 수익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며 운용사는 그 결정에 따라 운용에만 집중하는 차이가 있다. 위탁운용의 경우 (전략적/전술적)자산배분이나 다양한 운용 자문이 요구되지 않는 단일자산(주식/채권 등)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OCIO 프로세스는 단순 위탁운용과는 다르게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기관투자자의 IPS 수립, 자산배분 등에 대한 의사결정부터 투자집행,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위험관리 및 성과보고 등 투자일체의 프로세스를 부분(partial) 또는 전부(Full) 위임받아 수행하는 것”이라며 “국내 OCIO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국가기금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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