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6명 “태풍·폭염에도 정시출근”
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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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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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60% 이상의 직장인들이 태풍이나 폭염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정시 출퇴근을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8일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1.4%는 정부가 재택근무나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권고한 상황에서도 정시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자연재해 상황에서 지각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거나 목격했다는 응답도 15.9%를 차지했다. 자연재해 상황에서 무급휴가 등을 강요당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 직장갑질119 측의 설명이다.
관련해 현행 근로기준법상 공무원이 아닌 노동자는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상황과 관련된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재난 상황에서 출퇴근 시간 조정이나 유급휴가 등은 전적으로 개별 회사 내규나 고용주 재량에 달려 있어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정부 권고가 나온 상황이라 해도 강제력이 없어 정시 출퇴근을 요구받는 실정이다.
직장갑질119 측은 정시 출퇴근을 요구받는 직장인들은 개인 휴식시간과 안전을 포기하고 평소보다 일찍 출근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가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후재난 상황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명문화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직장갑질119 조주희 노무사는 “기후 변화로 매해 폭염, 폭우 등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가 심해지고 있으나 대다수 노동자는 위태로운 출근을 계속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실질적인 제도와 법령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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