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 증가에 문턱 낮춘다”..생∙손보업계, 서로 다른 ‘유병자보험’ 공략
지난해 고령 인구 18.2%..보험사, 유병자보험 시장 공략 나
가입범위 확장∙보험료 할인..생∙손보, 같은 시장 다른 전략 선봬
보험업계, 단기간 보장 늘린 영업활동 ‘주의’ 필요..과당 경쟁 우려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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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10:10 | 최종 수정 2024.06.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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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보험사들이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과거 질병 이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처럼 일시적으로 보장 한도를 늘려 판매하는 행위도 등장하면서 과당경쟁과 불완전판매를 우려하는 시선이 이어졌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구의 평균수명은 남성이 86.7세, 여성이 90.7세로 5년 전보다 각각 2.8세, 2.2세 늘었다. 지난해 말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18.2%로 집계됐다. 평균수명 증가와 고령화로 질병 이력을 보유한 고객층이 증가하자 보험사들은 유병자보험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가입 기준을 낮춘 상품 출시를 이었다.
유병자보험은 과거에 병력이 있거나 현재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과 보험 가입이 어려운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계약 심사 과정과 서류를 간소화했으나 보험료가 비싸다는 특징이 있다.
먼저 생명보험사들이 가입범위를 늘린 유병자보험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3일 유병력자와 고령자를 위해 3대 질병을 포함한 주요 질병을 평생 보장하는 ‘교보간편평생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과거 병력이 있어도 3가지 고지 항목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 가능하다.
교보생명은 해당 상품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가입연령을 70세까지 늘렸다. 보험료 납입기간도 고객이 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했고 연금 특약도 함께 출시해 보장 혜택을 늘렸다.
한화생명은 고지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한 ‘한화생명 The H 초간편 암보험’을 지난달 3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암으로 2년 이내에 진단·입원·수술·치료·투약을 한 적이 있는지만 알리면 된다.
반면 손해보험사들은 고지 의무기간은 늘리는 대신 보험료를 낮추는 전략을 펼쳤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3일 ‘KB 3.10.10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출시했다. KB손보의 간편건강보험은 10년 이내 입원·수술·3대 질병 여부 고지를 통과할 시 가입자를 초경증 유병자로 분류한다. 초경증 유병자로 분류될 경우 기존 유병자 간편건강보험과 비교해 최대 14% 낮은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현대해상 역시 지난 3일 10년 이내 입원·수술·3대 질병, 5년 이내 6대 질병 고지를 통과할 경우 기존 상품 대비 최대 30% 보험료 인하를 받을 수 있는 ‘간편한 3.·10·10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환경오염의 영향으로 만성질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 보험사들이 유병자보험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유병자보험 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고지 기간을 완화하고 더 많은 고객이 접근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상품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험업계 전역에서 유병자보험 시장 공략을 위한 경쟁이 펼쳐지자 일정 기간동안 보장을 확대하는 형태의 영업방식도 다시 등장했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유병자보험의 일부 담보 보장 한도를 상향해 판매했다.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특정 기간 보장 범위를 늘린 방식의 영업 전략을 펼친 것이다.
이 같은 영업 방식은 올해 초 생보사들이 집중한 단기납 종신보험에서 주로 행해지던 전략이다. 당시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두고 절판 마케팅을 펼쳤으며 금융당국이 직접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특정 기간 보장을 확대해 판매하는 전략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지만 자칫 불완전판매나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단기간 보장을 늘려서 보험을 판매하는 영업활동은 일시적으로 많은 고객 모집이 가능하지만 지나친 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며 “올해 초 단기납 종신보험 사례로 금융당국이 해당 영업활동에 대해 주시하고 만큼 유병자보험이나 다른 보험에 적용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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