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위해 시각장애인 안마사 고용한 회사?..이베이코리아, '웰니스 서비스' 호평

이혜선 기자 승인 2019.11.14 16:47 | 최종 수정 2019.11.18 16:31 의견 0
15일 이베이코리아 웰니스 방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웰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이베이코리아)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이베이코리아가 사내 복지를 위해 도입한 '웰니스 서비스'가 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마 서비스 자체도 인기지만 직원들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고용하고 이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회사의 모습에 더 많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15일 G마켓·옥션·G9 등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웰니스 서비스는 이베이코리아 직원들이 시각장애인 안마사들로부터 안마를 받을 수 있는 사내 복지 서비스다. 야근이 많은 회사는 아니지만 24시간 운영되는 온라인 사이트 특성상 개발자들이 서버 점검·업데이트 등 업무를 하는 일이 잦은 편이다. 회사는 오래전부터 안마의자를 설치해 직원 복지에 힘써왔다.

웰니스 서비스는 지난 2017년 '안마의자 대신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고용하는 것은 어떨까'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시각장애인안마협회에서 오전에 1명·오후에 1명씩 안마사를 파견했다고 한다.

그러다 올해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있는 회사 사무실을 전면 리모델링하면서 웰니스 방 2개를 따로 만들었다. 현재는 오전에 2명·오후에 2명씩 시각장애인안마사가 파견된다. 안마사 1명당 오전에 4타임·오후에 5타임씩 총 18타임으로 진행된다. 1시간당 30분은 안마를 하고 나머지 30분은 안마사들의 휴식 시간이다.

넘치는 인기에 앞으로 두달 정도는 예약이 차있을 정도다. 안마를 받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회사 직원은 전했다. 웰니스 서비스 예약은 회의실을 예약할 때처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외근 등으로 중간에 예약 변동이 생기면 수강신청을 방불케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사실 시각장애인안마사를 고용해 직원 복지에 힘쓰는 기업은 더 있다. 하지만 비장애인 직원 중심으로 건물이 설계돼 있다 보니 장애인 직원들의 고충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커피 기계가 스크린 터치 형식으로 되어 있다 보니 커피를 마시기도 힘들고 건물 내 중간중간 문턱이 있어 보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리모델링을 통해 이런 점들을 개선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출퇴근하고 화장실을 가는 모든 동선에 문턱을 없앴다. 커피 기계에는 점자 엠보싱 스티커를 붙여 편의를 높였으며 화장실 앞에 점자 블록도 설치했다. 건물 화장실의 여닫이문은 바꿀 수 없어 '본 층에는 시각장애인 직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화장실 문을 천천히 여닫아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직원들도 회사의 행보에 공감하며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신축 건물의 경우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지만 기존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화장실 앞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왼쪽)과 화장실 문에 부착된 안내 문구 (자료=이베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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