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들이 국내에서 영업을 확대하면서도 관련 법을 어기고 있지만 이를 처벌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최근까지 ‘광고’라고 표기하지 않고 광고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앱 푸시, 이메일 등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가 내보낸 내용을 보면 명백한 광고성 글이지만 광고라고 안내하는 표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0조)과 그 시행령(제61조)에선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해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면 정보가 시작되는 부분에 ‘(광고)’라고 표시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실제 국내 일부 이커머스 업체는 광고 표시 없이 광고성 앱 푸시를 보냈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다.
특히 테무는 앱을 설치·실행할 때 스마트폰 앱 접근 권한 고지도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앱 접근 권한 고지 역시 정보통신망법(제22조의2)상 의무 사항이다.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 또는 기존에 설정된 기능에 무분별하게 접근해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를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실제 국내 유통업계에선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같은 중국계 이커머스를 이용할 때 개인정보가 중국 현지 판매자에게 넘어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업체가 ‘짝퉁’(가품) 판매는 물론 온라인쇼핑몰에서 팔아서는 안 되는 의약품이나 무기류 등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계 온라인쇼핑몰이 국내 법을 어겨도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남용 행위를 막고자 제정을 추진해온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이 이런 법적 공백을 메울 새로운 규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업계 반발로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국내에서 초저가 물량 공세에 나선 중국계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717만5000명으로 지난해 1월(336만4000명)보다 113% 급증했다.
테무 앱 이용자 수도 지난해 8월 52만명에서 지난달 570만900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 신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465건으로 전년(93건) 대비 5배로 늘었다.
배송 지연, 오배송, 상품 누락, 배송 중 분실을 포함한 계약불이행이 226건(49%)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제·해지 이후 환불 거부 등이 143건(31%), 가품이나 제품 불량·파손과 같은 품질 불만이 82건(18%) 각각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해외사업자의 경우 국내법을 위반해도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향후 증가하는 해외플랫폼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경우 소비자 피해예방이나 피해처리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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