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이냐 유언비어냐’ 포스코, 새 회장 선출 전 노사 입장 차 극명

범대위, 최정우 회장 선거개입 의혹 제기
사측 “유언비어 유포시 법적 조치” 강력 반박
호화 이사회 의혹 수사..“인선 일정 예정대로”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06 11:46 | 최종 수정 2024.02.06 12:09 의견 0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지난 2022년 5월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사기(社旗)를 흔들고 있다. (자료=포스코홀딩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철강업계 1위 포스코가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각종 의혹에 휘말리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최정우 회장이 있다. 호화 이사회 문제부터 CEO추보추천위원회(후추위) 개입설까지 연이어 터지자 노사 간 갈등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 노동조합은 오는 7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회장 후보 선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다.

노조는 6일 배포한 기자회견 안내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의 신뢰를 잃은 내부인사는 회장 자격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런 주장을 공론화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최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 인선 작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범대위는 최 회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후추위 회의장에 박희재 위원장의 허락을 받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그 자리에서 차기 회장 후보를 거론하며 후추위 독립성을 훼손하려 했다는 것이다. 범대위는 지난 2일 최 회장과 박 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사측은 범대위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고발 당일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최 회장은 1월 31일 이사회 이후 후추위 회의장을 방문한 적이 없다”면서 “그는 당일 엘리베이터를 통해 1층으로 이동해 남문출입구로 오후 6시 1분에 퇴근한 이후 포스코센터에 다시 출입한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단체를 포함해 관련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자에 대해서는 강력히 법적 조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포스코범대위 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고발장을 들고 있다. (자료=포스코범대위)

■ 호화 이사회 의혹 수사중..노조·범대위 비판 수위↑

후추위와 최 회장을 향한 시민단체와 노조의 따가운 눈총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호화 이사회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인선 일정이 강행되면서다.

앞서 최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홀딩스 사내·외 이사 등 16명은 지난해 캐나다와 2019년 중국에서 이사회를 열고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으로 범대위로부터 고발당했다.

범대위는 이달 초 포스코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범죄 피의자들로 구성된 후추위의 모든 결정은 무효”라며 “활동을 중지하고 즉시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도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경영진은 부끄럽지 않은가. 정비비 삭감하고 현장 인원 감축하고 조직 강화비까지 절감하는 등 극한의 노무비 절감 목적이 무엇인가. 직원의 고혈을 짜낸 비상 경영은 고급 와인을 마시기 위함이었는가”라며 비판했다.

반면 후추위는 입장문을 통해 “새 회장 선출을 위한 엄정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는 중요한 시기에 후추위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와중에 경찰은 호화 출장에 이어 ‘40억 초호화 별장’ 매입·운영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포스코가 전·현직 회장 등 극소수 임원만 쓸 수 있는 별장을 구입하고 회삿돈으로 재산세를 냈다는 점에서 업무상 배임 가능성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그룹 사옥 전경. (자료=포스코홀딩스)

■ 권영수 전 LG엔솔 부회장 등 후보..8일 최종 후보자 확정

이처럼 각종 논란이 일고 있지만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은 예정대로 순항하고 있다.

후추위는 지난달 말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확정했다. 후보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다.

이들 후보자는 심층면접과 미래 비전, 전략, 리더십 심사를 거친다. 오는 8일 최종 후보자 1명이 확정되고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결정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독립기구로 있는 후추위가 계획대로 차기 회장에 대한 인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변동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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