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법정구속 이후 8개월 만에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복귀와 동시에 미래 기술과·M&A(인수합병) 등 신사업 추진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영업익 ‘1조 클럽’ 입성이 유력해지면서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경영능력 입증에 스퍼트를 낼 전망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1701억원을 올려 1년 전보다 65.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치대로라면 2016년(1조1032억) 이후 7년 만에 영업익 1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게 된다.
호실적 요인으로는 타이어 수요 급증과 천연고무 등 핵심 원자재 가격 내림세가 거론된다. 해운 물류비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한몫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유사한 업황이 이어져 연간 영업익 1조4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본다. 타이어 시장이 전성기에 진입한 만큼 최근 복귀한 조 회장이 마주할 수익성 부담도 비교적 덜할 전망이다.
앞서 조 회장은 작년 3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지난 8개월의 오너 공백을 메울 만한 경영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다각화와 신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 자율주행 등 성장기술 투자·M&A 매물 검토 추진
조 회장은 2021년 회장 취임 이후부터 신사업 발굴에 꾸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당시 첫 신년사를 통해 “새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적극 투자하겠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기술들을 업무 전반에서 적극 활용해야 하는 만큼 새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도 신사업 추진과 미래 기술 투자다.
조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성장 기술 투자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로봇 ▲산업용 증강현실(AR) 솔루션 ▲금속 3D 프린팅 ▲광학 초소형 정밀기계 기술 등을 신성장 동력의 '씨앗'으로 제시했다.
M&A 추진도 기대 요인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이 보석으로 나온 뒤 한국앤컴퍼니 주요 관계자들은 IB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앞으로 M&A 매물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앞서 사장 시절에도 캐나다의 초소형 정밀기계 기업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 테크노롤지의 지분 57% 인수를 주도하는 등 M&A 역량을 입증했다.
2018년 인수한 디지털 프로토타입 솔루션 기업 ‘모델솔루션’도 조 회장이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추진한 곳이다. 모델솔루션은 지난 2022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또 아우디와 벤츠, BMW, 포르쉐, 테슬라 등의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도 성사시켜 네트워크 능력을 발휘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사업 기회를 꾸준히 발굴 및 모색하며 수익성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 배임 관련해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투자나 새로운 사업 추진이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행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을 지키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남아 있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는 일이 우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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