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OCI 결합 놓고 경영권 분쟁 확전 가능성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1.16 12:41 의견 0
서울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 (자료=한미약품)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가 기업 결합을 전격 추진하면서 한미약품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 임성기 청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은 이번 통합 추진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임종윤 사장은 이사회가 절차적 정당성 없이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창업주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이른 시일 내에 통합 지주사 사명 및 CI도 바꾼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임종윤 사장은 “어떤 정보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송 회장은 통합 추진 발표 직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통합을 통해) 자산 총액 기준 30대 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며 “(통합 지주사) 사명과 CI도 이른 시간 내에 교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기 회장 타계 후 임종윤 사장이 그룹 후계자로 점쳐졌다. 하지만 송 회장이 경영권을 쥐면서 후계 구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해 7월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에 임주현 사장이 임명되면서 승계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통합도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함께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 회장이 11.66%, 임주현 사장이 10.20%, 임종훈 사장은 10.56%, 임종윤 사장이 9.91%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이 손을 잡는 분위기다. 임종윤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종윤 사장과 연계해 통합을 막겠다고 맞섰다. 다만 임종훈 사장은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우선 통합 무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통합안은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 이하 그룹사 사명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 지주사가 될 현 OCI홀딩스 사명은 새롭게 변경할 예정이다.

임주현 사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한미 DNA는 이번 통합 과정에도 그대로 이식될 것"이라며 "OCI가 구축한 글로벌 밸류 체인 네트워킹은 향후 한미의 신약 개발과 상용화 이후의 성공을 담보하는 자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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