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일침에 화들짝 놀란 은행들..‘홍콩 ELS’ 판매 중단 나서
신한·우리·농협에 이어 하나은행도 홍콩H지수 ELS 판매 중단
국민은행 판매 중단 검토 중..“역사적 저점이지만 추가 하락 우려”
이복현, 은행권 겨냥 작심 비판..“고위험 판매 적합했나 의구심”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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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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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내년 상반기 수조원대 손실이 예상되자 주요 은행들이 관련 상품 판매 중단에 나섰다. 고위험·고난도 상품을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한 은행권의 책임을 묻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도 판매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다음달 4일부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펀드(ELF)·주가연계신탁(ELT)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 하락 지속과 금융시장의 다양한 우려 의견이 있는 상황으로 당분간 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신탁(ELT)·주가연계펀드(ELF) 판매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H지수 하락 지속은 역사적인 저점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투자 적기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며 “중국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망, 타 금융기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있고 향후 판매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ELF와 ELT 형태로 판매하는데 홍콩H지수 급락으로 홍콩H지수 편입 ELS에서 원금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하자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앞서 우리·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홍콩H지수 편입 ELS 판매를 중단했으며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원금비보장형 ELS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현재 관련 상품이 판매 중이지만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판매 중인 홍콩H지수 ELS 상품의 경우 홍콩H지수의 역사적 저점으로 인해 향후 손실 가능성이 낮지만 금융당국에서 은행에서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고위험·고난도 상품이 다른 곳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특정 시기에 몰려서 판매됐다는 것만으로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면서 “설명 여부를 떠나서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 규제의 본질적인 취지에 비춰서 권유가 가능한지 제대로 판단했는지 강한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며 “그런 판단에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나 본점의 핵심성과지표(KPI) 방침 등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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