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한국이지만 영어는 기본, 중국어·일본어로 상품의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곳곳에 달려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국가의 고객이 한 공간에 모여 장을 보는 모습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미래형 대형마트 제타플렉스는 ‘여기에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는 콘셉트를 자부할 만큼 각양각색의 상품을 구비하고 세계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리뉴얼 오픈한 롯데마트의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2호점을 방문했다. 제타플렉스는 10의 21제곱을 표현하는 제타(ZETTA)와 결합된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PLEX)의 합성어로, 유통 노하우와 전문성을 집약한 미래형 매장이다. 서울역점은 지난 2021년 12년 문을 연 잠실점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제타플렉스 매장이다.
롯데마트가 서울역점의 리뉴얼을 진행한 이유는 서울의 관문이자 중심지로, 외국인 방문객이 가장 많아서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올해 기준 약 30%, 코로나 이전 50% 수준에 달했던 매장이다. 롯데마트는 서울역점을 제타플렉스로 선보이며 ‘강북 상권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마트의 특장점인 그로서리 매장을 이전보다 25% 가량 확대했다. 그 결과 매장 2층의 면적 85%(1460평)는 그로서리 매장이 차지고, 일반 롯데마트보다 30% 가량 많은 그로서리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역점에 들어서면 입구 주변에 위치한 생필품과 의류 판매대를 제외하고, 모든 공간이 식품으로 가득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공간은 계산대 앞에 마련된 ‘외국인 고객 특화존’이다. 가공식품 매장에 마련된 ‘머스트 해브즈 오브 코리아(Must-Haves of Korea)’라는 공간은 외국인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과자·커피·견과류 등 식품군에서 인기 있는 상품만 모아놓은 판매대다. 상품을 찾아 헤매지 않고도 한 번에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하고 흥미로웠다. 실제로 이곳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모여 과자를 고르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코너는 즉석 조리 매장 ‘요리하다 도시락 특화존’이다. 품목별로 바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치킨 등 즉석식품과 집에서 간단히 조리해 먹는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이 가득했다.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이 즉석 조리 매장에 힘을 준 건 일반·외국인 고객 외에도 주변 상가와 오피스 고객의 방문 빈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매장 3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사이에는 특별한 공간도 마련됐다.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최초로 운영하는 한국문화상품관 ‘보물(BOMUL)’이다. 보물은 갤러리 콘셉트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을 배치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만의 독자성을 높이고, 전통문화 예술가들의 홍보와 판로 확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매장 3층은 전문매장 위주로 꾸며졌다. 특히 와인전문매장 ‘보틀벙커’ 4호점이 위치해 있다. 매장 초입에는 큐레이션존을 배치해 와인 입문자를 위한 공간을, 매장 안쪽으로는 전문성과 경험을 더한 상품과 콘텐츠가 마련됐다. 전통주 시향존에서는 전통주의 향을 맡아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꾸며졌고, 와인앤플레이 존에는 음악을 듣고 추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해 재미와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No.1 캐릭터 스토어’를 지향하는 완구 전문매장 ‘토이저러스’와 펫펨족을 위한 펫 전문 매장 ‘콜리올리’, K-뷰티 상품을 대폭 강화한 H&B 전문매장 ‘롭스플러스’ 등 전문매장이 마련됐다. 매장 진열은 쇼핑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동선부터 집기의 높이 등을 최적화한 공간으로 구현됐다. 이동 동선을 위한 공간 재배치와 고객의 관점에 맞춰 낮춘 진열대 높이(2m10cm→1m80cm) 등이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제타플렉스 2호점 서울역점은 대한민국의 관문인 서울역에 위치한 만큼 국내외 고객 모두에게 롯데마트가 추구하는 미래형 매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회사의 역량을 집약한 만큼 국내외 고객의 모두에게 최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해 서울 강북권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