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D-1’ 변수 만난 KT..악재 vs 개혁
30일 새 대표이사 선임으로 지배구조 리스크 분수령
검찰 압수수색 등 전방위 수사로 사법 리스크 재점화
김영섭 신임 대표 선임 유력…‘이권 카르텔’ 개혁 주목
김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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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1:18 | 최종 수정 2023.08.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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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KT가 지배구조 리스크를 뒤로하고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새 지배구조’ 분수령이 될 주주총회를 앞두고 검찰이 KT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서는 ‘변수’를 만났다. 재부상한 사법 리스크가 새 수장으로 닻을 올리는 KT에 악재가 될지 개혁의 거점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28일 KT 본사와 KT클라우드, 윤경림 전 KT 사장의 주거지, 자회사인 오픈클라우드랩(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KT클라우드가 지난해 9월 스파크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매입한 과정에서 정상적인 기업 가치보다 수십억원 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것 아닌지 의심하며 구현모 전 대표 등 KT 경영진의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이다.
또한 KT그룹은 2020년 구 전 대표 취임 뒤 시설관리(FM) 일감 발주업체를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꾸면서 기존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와 KSmate 두 곳에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전 경영진을 향한 검찰의 칼날이지만 새 대표이사 선임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리스크’가 재부상함에 따른 ‘새로운 KT’를 향한 경고가 될 수 있다는 시선과 ‘이권 카르텔’ 개혁에 힘을 실어줄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KT 차기 수장 문제는 여권의 ‘이권 카르텔’ 비판 속에 9개월간 표류해왔다.
무게가 실리는 쪽은 ‘이권 카르텔’의 혁파다. 전 경영진 리스크인데다 새 경영진 인선 자체가 ‘부패 카르텔’로 지목된 KT 수뇌부 교체라는 점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KT 노조에서도 ‘사법리스크’가 아닌 ‘사법처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KT새노조는 논평에서 “클라우드 자회사 인수 건은 일감몰아주기와 함께 구현모 전 대표와 관련한 ‘카르텔’ 주요 의혹 중 하나”라며 “빠른 사법처리로 KT가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30일 임시주총서 김영섭 후보 대표이사 선임 ‘유력’
한편 KT는 지배구조 리스크 마무리 수순에 집중하고 있다.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대표이사 후보 등 차기 경영진 선임을 확정한다.
업계에서는 김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김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 의견을 낸 데 이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까지 찬성표를 던지면서 차기 수장을 둘러싼 속도전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7.99%(6월말 기준)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25일 제11차 위원회를 개최해 KT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위원회는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의 건과 함께 이사 선임 등 총 4개의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을 결정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KT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결정하자 반대를 시사했고, 구 전 대표는 중도 하차한 바 있다.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은 찬성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회사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압수수색 시점과 관련해서는 “공교롭긴 하지만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을 아꼈다.
새로운 수장맞이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고무적인 분위기도 전했다. KT는 “30일 오전 8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 후보 대표이사 선임 등 4개 안건을 처리하는 것이 맞다”면서 “내부적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임시주총은 예정대로 문제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새로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면 바로 업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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