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식 쇄신 ‘칼바람’ 맞은 우리은행..행장도 용퇴
3월 주총 취임 앞두고 대대적 조직인사 개편 단행
3년 만에 부문제 부활..손태승 회장 흔적 지우기
신임 회장 경영상 부담 덜겠다..이원덕 행장 용퇴
전현직 임원들 차기 행장 물망..외부 영입 가능성도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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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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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의 과감한 조직·인사개편의 중심에 섰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임기 만료를 9개월여 앞두고 물러난 데다가 3년 만에 부문제가 부활하는 등 손태승 회장 체제에서 구축된 조직체계가 대대적인 변화를 맞는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해 지주와 은행, 계열사에 대대적인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인사개편은 자회사들의 업종 특성을 감안해 경영 자율성이 보장되록 지주사는 슬림화하고 그룹 개혁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자회사 경영진 인사를 과감하게 단행한 것이 핵심이다.
우리은행도 지주사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방향에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19그룹 7본부 83부서’에서 ‘2부문 21그룹 5본부 83부서’ 체제로 바뀐다는 점이다.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을 신설해 산하에 각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들을 배치했다.
대신 기존에 은행 영업을 기획·총괄하던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해 각 부문장의 책임경영 권한을 강화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2020년 손태승 회장 2기 출범을 계기로 부문제를 해체하고 그룹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했는데 3년 만에 다시 부문제로 복귀한 셈이다. 다만 부문장 자리는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하도록 해 소위 ‘옥상옥’ 문제를 해결했다.
은행 고객을 개인과 기업으로 나눠 각 영업 조직을 그 안에 포함시켜 총괄하도록 한 것은 임 내정자가 영업 조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 및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을 확충하고 상생금융부를 새롭게 신설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조직은 어떤게 정답이라고 할 수 없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끔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현재 불투명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지주는 기획·지원 역할을 가져가고 은행은 영업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 인사도 마쳤지만 이원덕 행장의 용퇴로 행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 행장은 올해 연말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뜻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조직 안정을 위해 이 행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조직쇄신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행장은 손태승 회장과 같은 옛 한일은행 출신으로 손 회장의 심복으로 통한다.
우리금융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신임 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지주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분석 후 후임자를 결정한다.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 전현직 임원 등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출신 인사를 영입하거나 임 내정자가 행장을 겸임하는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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