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계열사는 애플페이 결제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 계열사가 애플페이 결제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추고 있다. 이에 당분간 애플페이 시스템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이마트24·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구축을 별도로 계획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마트·이마트24·스타벅스 등 매장은 현재 애플페이 시스템 도입이 가능한 근거리 무선통신(NFC) 단말기를 갖추고 있다. 기기 교체 없이 서비스 지원 업그레이드만 진행하면 사용 가능하다. 이들 매장에 애플페이가 가장 먼저 구축될 것이라고 점쳐졌던 이유다.
그러나 신세계 계열사는 대체로 애플페이 서비스 관련 작업에 검토하지 않거나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각종 간편 결제 시스템을 늘리는 과정에서 이미 NFC 결제 단말기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게 없다. 확인해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서비스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스타벅스 등 역시 내부에서 애플페이 연동 및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페이는 애플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로, 이달 말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삼성페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글로벌 간편 결제 시장에서 2위를 점유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삼성페이 점유율이 약 80%로 추측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자사 간편 결제 서비스인 ‘쓱(SSG) 페이’와 지마켓의 ‘스마일페이’ 등을 의식·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15년 삼성페이가 출시된 당시에도 1년 이상 제휴를 맺지 않다가 2016년부터 도입한 바 있다.
반면 다른 유통업체와 주요 프랜차이즈 본사 등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매장 및 가맹점에 단말기를 준비하고 서비스 업데이트를 완료하는 등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맥스 등에서 애플페이 공식 출시에 맞춰 이용할 수 있도록 단말기 등 준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애플페이 상용화 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다.
SPC브랜드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 등도 가맹점 대부분에 단말기 설치가 완료됐다. 이외에도 더본코리아 빽다방, 이디야커피, 메가커피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본사가 전 매장에 단말기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애플페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신세계 계열사가 애플페이 도입에 미온적인 상황에서 당분간 애플페이의 보급은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에서 이마트와 스타벅스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할인점 기준 지난해 매출 12조원을 넘긴 업계 1위다. 스타벅스의 경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매출 2조원 이상의 독보적인 규모와 앱 회원수 기준 1000만명 이상의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또 현재 국내 간편 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위상이 압도적인 데다 당분간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로만 이용할 수 있어 제약이 따른다. 초기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독점을 계획했다. 금융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이를 포기했으나 애플과 가장 먼저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우위를 점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편리성 등에 의해 애플페이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으나 당장은 여러 제약이 있어 유통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