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자료=홈플러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올 한해 우리 회사의 전략적 기조는 ‘고객수 회복을 통한 성장’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의 모든 행동을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결정할 것 입니다.”

지난해 5월 홈플러스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제한 홈플러스 사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았다. 이제훈호 홈플러스는 ‘고객’과 ‘직원’ 그리고 ‘현장’에 방점을 찍었다. 취임 첫 날 본사 집무실이 아닌 점포 현장에 출근해 직원들과 만나는 일로 업무를 시작한 이 사장은 고객과의접점인 현장에 모든 전략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의 경영 전략 키워드로 ‘성장’과 ‘투자’를 강조했다. 단기적 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축소지향적인 경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해 성장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미래형 대형마트’로 재오픈해 집객력을 높인다는 포부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자료=홈플러스]

■ 이제훈호 홈플러스,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강한 의지..투자 통한 성장

홈플러스는 올해 투자와 혁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재무개선을 위해 점포 자산 유동화 작업에 힘을 쏟았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기존 점포를 팔고 난 후 일부를 임차해 다시 매장을 여는 ‘세일즈앤리스백’ 전제로 점포를 매각했다.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투자해 리뉴얼하는 재투자 방식이다.

당초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 확정 발표 당시부터 지역의 상권과 경제성 등을 분석해 미래형 콘셉트의 대형마트를 재오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는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고객수 증대·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미래형 대형마트는 홈플러스의 강한 성장 의지가 담긴 전략이다.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집객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성장을 지속한다는 목표다. 홈플러스는 최근 몇 년간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있다. 특히 지난해 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매출 위축은 물론 적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부진했다.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제훈 사장은 취임 첫 날 본사 집무실이 아닌 점포 현장에 출근해 직원들과 만났다. [자료=홈플러스]

■ 이제훈 사장, 체질 개선 강조..“올해 역성장의 고리를 끊는 원년이 될 것”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올해 초 실적 개선을 위한 중·장기 6대 전략을 공개했다. 이 사장은 역성장의 가장 큰 원인을 고객의 이탈로 보고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동안 떠났던 고객을 다시 불러오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강화하고 고객수 성장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이 사장이 발표한 홈플러스의 핵심 중·장기 전략은 ▲점포 운영 상향평준화 ▲대표 카테고리 상품의 혁신적 개발 ▲적극적인 온라인 사업 확장 ▲환경 개선 및 미래형 콘셉트 매장 ▲홈플러스 올라인(All-Line) 통합 마케팅 ▲활기차고 긍정적인 홈플러스 문화 등 6가지다.

이 사장은 “안타깝게도 홈플러스는 최근 몇 년 동안 고객 이탈로 인한 지속적인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유통환경의 변화도 요인이지만 소비자들의 높아지는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미흡했다는 점도 저조한 실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엔 ‘데이터’ 기반의 ‘효율 경영’에 집중했다. 고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효율적 운영으로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고 ‘신선식품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점포를 리뉴얼해 고객들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방학점 채소 시티팜 [자료=홈플러스]

■ 홈플러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공식 각인..메가푸드마켓 혁신

홈플러스가 선보인 리뉴얼 점포는 식품 진열 비중을 키운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 ‘메가푸드마켓(Mega Food Market)’이다. 메가푸드마켓은 신선식품과 즉석식품, 간편식 등 먹거리를 강화해 대형마트의 강점을 살린 점포다. 홈플러스는 매장 절반 이상을 식품으로 채운 리뉴얼 점포를 통해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이라는 공식을 고객에게 각인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점포는 메가푸드마켓 1호 간석점이다. 간석점은 리뉴얼 직후 3개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신장했다.

식품을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고객 중심의 동선 혁신'이 다. 메가푸드마켓은 그동안 상품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선호했던 판매자 중심의 동선에서 고객 중심으로 매장 구성을 개편했다. 고객 수요가 높고 가벼운 상품은 입구에 배치하고 부피가 크고 무게가 나가는 생필품은 마지막에 구매하도록 계산대 가까운 곳에 배치했다. 또 체험형 전문관은 안쪽에 배치해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는 등 동선 배치로 매출 성장 및 집객 효과를 유도했다.

그 결과 리뉴얼 매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개편을 통해 서울 방학점과 대전 유성점은 지난 7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34% 증가했다. MZ세대 고객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인천 간석점과 서울 방학점의 2030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월드컵점이 35%, 인천 청라점이 28%, 대전 유성점이 28% 증가하며 30%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

홈플러스는 올해 리뉴얼한 매장 대부분이 매출과 방문객수가 급증해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내고있는 만큼 앞으로 총 17개점의 메가푸드마켓을 선보일 예정이다.

■ 이제훈 사장 경력 및 약력

연세대학교 경영학 전공/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

2000 피자헛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개발책임자(CDO), 최고운영책임자(COO)

2006 바이더웨이 대표이사

2016 케이에프씨코리아 대표이사

2018 카버코리아 대표이사

2021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2021 제26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

■ 경영 비전

“오프라인 경쟁력을 되살려 고객이 홈플러스를 방문할 이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환경을 조성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으로 고객이 응원하는 회사를 만들고 홈플러스의 첫 번째 고객인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

■ 한줄 어록

“과거 대한민국 유통업계를 선도해온 홈플러스 성공 신화의 주인공은 ‘직원’이었다. 여러분의 경험과 고민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들을 경청하고 모으는 일을 앞장서 하겠다. 오늘은 고객이 선호하는 회사, 지속 가능한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인 ‘새로운 홈플러스’로 나아가는 첫날이 될 것.”

“유통업의 강자 홈플러스를 만든 근간이자 홈플러스의 새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은 ‘고객’과의 접점인 ‘현장’에 있다. 앞으로 여러분과 저 스스로에게 ‘이것이 과연 고객과 현장을 위한 일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객의 눈으로 바라보고 행동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해답을 찾을 것.”

“자산유동화 점포 직원들의 고용을 100% 보장하고 있음에도 일부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결국 점포 수가 줄어드는 등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산유동화 점포 재오픈을 통해 수년 내에 다시 점포 수를 늘리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공격적인 출점, 온라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고객과 직원들에게 꾸준히 성장하는 홈플러스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

“올 한해 우리 회사의 전략적 기조는 ‘객수 회복을 통한 성장’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의 모든 행동을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결정할 것. 투자가 필요한 곳에는 투자를 하고 경쟁력이 미흡한 부분에선 반드시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