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중국 K뷰티③] ‘클린 뷰티’로 미국 사로잡는 아모레퍼시픽..입지 강화 ‘총력’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9.23 15:48 의견 0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 제품 [자료=아모레퍼시픽]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을 벗어나 글로벌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낸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 이후 중국 화장품 시장 수요가 부진하자 적자 위기를 겪고 있다. 해외기업 인수를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유통 채널 입점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입지 다지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옥 야간 전경 [자료=아모레퍼시픽]

■ 반 토막 난 중국 시장..아모레퍼시픽, 해외 실적 ‘적자’ 타격

23일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한 매출 1조264억원과 영업적자 10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이 14.9% 하락한 2조2892억원, 영업이익이 46.9% 감소한 1603억원을 거뒀다.

자회사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중국 도시 봉쇄 여파로 아시아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 하락세를 맞았다. 아시아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50%에 육박한다. 중국 매출의 50% 감소로 아시아 지역 매출이 39% 빠지면서 해외 영업이익은 425억원 적자 전환했다.

국내 사업에서는 해외 실적으로 간주하는 면세 채널 매출이 하락해 영업이익이 55% 하락했다. 역시 중국 사업 부진의 영향이다. 온라인 시장 강화로 국내 이커머스 매출은 약 10% 성장했으나 수익성이 높은 면세 채널 하락 및 광고비 증가로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 라네즈·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66% 증가한 360억원을 달성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라네즈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호조를 보여 매출이 15% 성장해 해외 실적을 소폭 방어했다. 북미·유럽 매출은 아직 소규모지만 해외에서 K뷰티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일본 현지에서 라네즈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자료=아모레퍼시픽]

■ M&A로 글로벌 영토 넓히기 의지 표명..유통 채널 확대 ‘사활’

아모레퍼시픽은 우선 태평양 건너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또 K뷰티 인기에 힘입어 급성장하는 일본 시장에서도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미국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 지분을 약 1681억원에 인수하며 과감한 투자 의지를 내비췄다. 타타 하퍼는 미국 뷰티 시장에서 ‘클린 뷰티’를 선도하며 성장 중인 스킨케어 브랜드다. 미국 뷰티 시장의 MZ세대 트렌드인 클린 뷰티를 강도 높은 마케팅과 연구를 통한 경쟁력 강화 및 신규 카테고리 확장으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986년 LA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미국 뷰티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2002년부터 뉴욕 현지 법인에서 직영점을 개설해 자사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동안 경쟁사 LG생활건강과 비교해 M&A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인수로 향후 적극적인 북미 시장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일본 ‘아토코스메’ 온·오프라인 채널에 라네즈 브랜드를 공식 입점했다. 아토코스메는 일본 최대 뷰티 정보 플랫폼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잇는 O2O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 시장의 경우 K문화 인기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아모레퍼시픽이 브랜드를 공식 진출하기 전부터 일부 제품이 카테고리 1위에 오르는 등 현지 반응이 뜨거운 상황이다. 특히 라네즈 대표 제품은 현지 유통사에서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과 온라인 채널 중심의 유통 전략,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 입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계획”이라며 “불어 타타 하퍼의 북미·유럽 비즈니스 확대와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한 재정비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