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안 받고 할인 없어요”..배민·쿠팡, 외식 물가 자극하는 포장비 부과 ‘눈치’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9.01 15:53 의견 0
[자료=쿠팡이츠 홈페이지 공지사항]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포장 주문에 대한 서비스 중개 수수료 유료화를 놓고 소비자와 자영업자 사이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다. 그동안 무료로 진행됐던 포장 중개에 수수료가 붙으면 배달에 이어 포장까지 가격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공식적으로 ‘더 많은 사장님들이 이용해 보시기 바란다’는 입장이나 최근 각종 물가 부담이 높아진 만큼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요기요의 경우 지난 2015년 포장 주문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배달과 동일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자료=배달의민족 홈페이지 공지사항]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과 쿠팡이츠는 포장 주문 무료 지원 정책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한다. 앞서 양사는 해당 프로모션을 이달 말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배민은 지난 2019년 배달과 포장 방문 서비스를 나눠 개편하면서 2020년부터 포장 중개 이용료를 무료로 지원했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10월 시작한 포장 주문 서비스를 수수료 없이 운영했다.

포장 주문 서비스의 경우 배달 앱 내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이어주는 중개 기능을 수행하지만 배달과 달리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배달업계는 포장 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무료로 운영해왔다. 다만 이는 코로나 유행 당시 소상공인 고통 분담 차원이며 향후 앱을 통한 주문은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요기요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포장 주문 건에 대해 배달과 동일한 중개 수수료 12.5%를 받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포장 역시 앱을 이용해 근처 식당을 검색하는 등 정보를 얻은 후 전화로든 앱으로든 주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포장 주문 서비스마저 수수료가 부과되면 배달 및 포장 관련 외식 물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 앱의 포장 수수료는 소비자가 아닌 자영업자만 부담하는 형태다. 현재 포장은 별도의 수수료가 없어 할인 혹은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식당도 존재하지만 서비스 유료화 시 자체 할인 중단은 물론 앱을 통한 포장 주문을 아예 받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눈에 띤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포장 주문 역시 앱을 통해 가게를 노출하고 홍보·판매할 수 있다는 데에서 앱을 이용하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포장마저 수수료를 받게 되면 자영업자 입장에서 포장과 배달이 큰 차이가 없어진다”며 “수수료 부과 시 앱을 통한 포장 주문 서비스는 종료하고 대신 매장에 전화로 오는 포장 주문만 받을 생각”이라며 부담을 토로했다.

치킨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다른 자영업자는 “포장 주문을 오시는 손님에게 1000원 할인을 제공했는데 이는 수수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앱 이용 시 포장도 수수료를 내야한다면 사실 포장보다 배달 주문 처리가 더 수월하기 때문에 포장 서비스를 중단할지 고민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췄다.

배달업계 역시 고민이 깊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 인상에 따라 외식 물가도 오르면서 배달비가 부담되는 소비자가 배달 대신 포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기준 포장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90배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올해 배달 이용 건수는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대유행 당시 외부에서 식사가 어려웠던 만큼 배달 주문이 급격히 늘어난 특수한 상황이었다. 정확한 통계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엔데믹 이후 그때와 비교하면 배달 수요 자체가 줄었을 가능성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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