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퍼플박스 [자료=컬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새벽배송 업계 1위 마켓컬리가 올해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 후 기업공개(IPO) 시장 입성에 성큼 다가선다. 컬리는 예정대로 국내 대표 새벽배송 업체 1호로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업계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25일 유통·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3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 만이다. 예비심사 승인 후에는 6개월 내로 증권 신고서를 제출해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한다.

컬리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상장 시기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이커머스 시장이 주춤하는 분위기인 데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외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컬리는 연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내외로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적절한 시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시점은 정해진 바 없으나 상황을 살펴보며 6개월 이내로 최적의 시점에 상장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기업 가치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 시장 상황을 봐서 주관사와 결정하는 부분으로 당장 컬리의 기업 가치에 대해 논하는 것은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새벽배송의 혁신을 주도한 컬리는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 받은 ‘유니콘 기업’인 만큼 IPO 시장에서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동시에 폭발적인 매출 성장과 함께 불어나는 적자, 김슬아 컬리 대표의 낮은 지분율(연말 기준 5.75%) 등이 거론되며 우려도 샀다. 다만 이번 예심 통과로 상장 1차 관문을 넘어서면서 코스피 시장에 무사히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컬리는 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핵심 사업인 새벽배송을 필두로 다각적인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았다. 주요 품목인 식품을 강화하는 한편 비식품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뷰티컬리’를 프리 오픈해 화장품 영역에 집중한다. 컬리는 지난 2017년부터 화장품·샴푸 등 뷰티 제품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이후 연평균 3배 성장세를 기록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컬리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층인 2040세대 여성과의 수요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해 뷰티 서비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식품을 깐깐한 검증을 통해 고르는 고객들이 화장품 역시 성분 등을 따져 구매하는 만큼 브랜드의 방향성과 부합했다”고 답했다.

소비자와의 접점도 오프라인 채널로 확대한다. 컬리는 내달 성수동에 ‘오프컬리’를 개점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브랜드 체험 공간의 ‘플래그십 스토어’ 개념으로 오프라인 공간에서 컬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질 예정이다. 단순 입점 상품 위주의 공간이 아닌 마켓컬리 만의 브랜드 이미지와 테마를 소비자에 전달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컬리는 최근 싱가포르 식품 이커머스 플랫폼 레드마트(redmart)에 ‘마켓컬리 브랜드관’을 열고 한국식품 판매를 시작했다. [자료=컬리]

최근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컬리는 최근 싱가포르 식품 이커머스 플랫폼 레드마트(redmart)에 ‘마켓컬리 브랜드관’을 열고 한국식품 판매를 시작했다. K푸드 수출을 통해 동남아 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다. 동남아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시너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재 기업의 IPO는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의 목적도 있지만 기업이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투자를 받아 사업을 운영한다는 의미에서 소비자에게 근본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이기도 하다”며 “기업가치는 기업의 실적 및 성장성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만큼 기업의 미래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