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멤버십’ 충성 고객 꽉 잡는다..엔데믹 맞아 ‘내실’ 키우는 이커머스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7.20 15:07 의견 0
이커머스 업계가 리오프닝 이후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자 성장 대신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특수로 외형 성장을 이뤄낸 이커머스 시장에 거품이 빠지고 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자 이커머스 업계는 성장 대신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그동안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수익성 확보에 방점을 찍는 추세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계는 올해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출범하고 관련 혜택 및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선다. 온라인 시장은 올해도 물론 성장하는 추세지만 속도가 다소 둔화되자 정체기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공격적인 확장 기반이 ‘적자 출혈’이던 만큼 현상 유지만으로 살아남기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커머스 강자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지난해 22조원의 역대 최대 매출로 국내 유통기업 1위 이마트 전체 규모를 넘어섰지만 적자 역시 사상 최대치인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32% 증가한 51억1668만 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영업손실은 2억92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안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 상황 역시 쿠팡과 다르지 않다. 매출은 성장하지만 투자만큼 손실이 따라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코로나 당시만 해도 폭발적인 성장성과 잠재력에 대한 핑크빛 미래 전망이 통했지만 올해는 업계를 평가하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당장 실질적인 수익은 내지 못한 채 성장성만 강조하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에 의문을 가지고 투자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인 2020년과 2021년 온라인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8.4%, 15.7%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매출 성장률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 1~5월 온라인 시장 매출 성장률은 평균 10.6%를 나타냈다. 매출 확대를 성장의 근거로 내세우던 이커머스 업계가 마냥 성장성만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셈이다.

내실을 위해 이커머스 업계가 우선 내세운 카드는 ‘유료 멤버십’이다. 유료 멤버십은 혜택을 통해 고객의 소비를 하나의 기업 내로 모두 묶는 ‘락인 효과(Lock-in)’로 충성고객 확보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올해 신세계그룹과 GS리테일은 계열사 간 통합 유료 멤버십을 런칭해 고객 혜택 확대하고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통합 시너지로 혜택은 물론 편의성을 확대해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든다는 복안이다.

차별화 서비스로는 쿠팡이 최근 진행한 토트넘 홋스퍼 구단 경기 단독 중계가 그 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만을 위해 두 번의 토트넘 친선경기 예매 및 생중계를 마련했다. 쿠팡플레이로 중계된 두 경기는 회원 300만명이 접속해 지켜보는 성과를 거뒀다. 앞서 쿠팡은 지난 6월 멤버십 월 구독료를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구독료 인상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함께 고객 혜택을 강화해 충성고객을 붙드는 모습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부터 온라인 시장이 규모를 키워왔지만 2년 정도 코로나 수혜를 입은 만큼 너도 나도 다 같이 성장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코로나 특수가 끝난 후 거품이 빠지면서 경쟁력을 가진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리오프닝 이후 일종의 비수기를 대비하듯 기존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유지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