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주가·실적 악화에 김진태 대표 ‘최저임금’ 선언..리빙 테크기업 ‘도약’ 시동

김진태 한샘 대표, "월 매출 10% 이상 증가 혹은 주가 10만5000원까지 최저임금"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6.29 15:47 의견 0
한샘 사옥 [자료=한샘]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기업 한샘이 실적 악화·주가 하락의 위기를 딛고 체질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한샘은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 이후 주가 하락세를 겪다 주택 거래량 급감·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29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김진태 한샘 대표는 “회사 월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0% 이상 증가하거나 주가가 10만5000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을 것”이라며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사전 협의 없이 개인의 의지로 이뤄진 결정이다. 한샘 측은 올해 최저시급 9160원 기준 김 대표가 지난달부터 월급은 약 191만원이라고 밝혔다.

전문경영인의 이 같은 행보는 매우 이례적인 한편 당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샘은 지난해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나서 주가와 실적이 나란히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IMM PE가 한샘 지분을 인수할 당시 한샘 주가는 9~10만원대를 유지했다. 당시 한샘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은 창업주 지분 27.7%를 주당 22만원 수준 총 1조4500억여원에 인수됐다. 그러나 올해 초 주춤하던 주가는 현재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주택 거래가 둔화돼 인테리어 수요가 감소한 데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점이 주요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26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60.3% 하락했다.

사업별로는 홈리모델링 부문 한샘의 핵심 사업인 리하우스 사업 매출이 꺾였다. 리하우스는 인테리어 자재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리모델링 브랜드다. 리하우스 사업은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대리점 및 직시공패키지 감소로 매출이 전년보다 10.5% 감소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분간 인테리어 시장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빠른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30~50% 가량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의 경우 50%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샘은 ‘리빙 테크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좌우되는 기존 제조·유통 위주 사업모델에서 IT를 강화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영업망과 3차원 설계 프로그램에 축적된 6만여건의 시공 데이터를 플랫폼에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리모델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찾고 스스로 설계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한샘의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한샘이 과거 제조·유통업을 기반으로 국내 홈인테리어 분야 1위에 올랐다면 앞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IT 기반의 리빙 테크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샘 관계자는 현재 주식 시장 상황과 주가에 대해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이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부터 중장기 발전 계획을 통해 디지털 전환·시공 혁신 등에 대한 노력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주가 부양을 강력히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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