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픈' 뜨자 너도나도 '무브투언(M2E)'..고가 NFT 투자 유의 필요

이상훈 기자 승인 2022.06.13 09:3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지난달 초, '운동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며 빗썸과 업비트에 연속 상장한 프로젝트 스테픈(코인 티커: GMT)이 가상자산 투자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NFT를 구입해 보유한 상태로 운동하는 스테픈 프로젝트는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게임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무한돌파 삼국지'나 '미르4' 같은 P2E 게임은 국내에서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돼 서비스가 불가능한 반면 스테픈과 같은 '움직이며 돈 벌기(무브투언(M2E)' 프로젝트는 애초에 게임으로 분류되지 않았기에 현행 법규로 서비스를 억제할 수 있는 요소가 없는 셈이다.

지난달 3일과 4일 연달아 빗썸과 업비트에 상장된 스테픈의 GMT 코인은 국내 서비스를 제한할 요소가 걷히자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업비트 상장 직후 440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코인을 얻어 돈도 벌려는 이들이 급증했고 그와 유사한 프로젝트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스태픈에 대해 먼저 살펴보면 유저는 스니커즈 형태로 된 NFT를 구매한 후 해당 앱을 설치해야 한다. 그렇게 NFT 스니커즈를 보유한 상태에서 열심히 걸으면 GPS 등을 통해 이동한 거리가 계산되고 그에 따라 코인이 지급된다. 문제는 이렇게 움직이며 코인을 얻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NFT의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점이다.

스테픈 NFT는 저렴하게는 개당 70만원대, 비쌀 때는 개당 150만원대에 거래됐다. 이렇게 비싼 NFT를 구입해 열심히 걷다 보면 보상으로 GST 토큰을 획득하게 된다. GST 토큰을 스테픈 앱 내에서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GMT로 스왑할 수 있다. GMT 토큰은 스테픈 생태계 내 네이티브 토큰으로 NFT 신발의 레벨업, 민팅 등의 용도로 사용되며 향후 스테이킹, 거버넌스 등 기능을 확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가 게임으로 규제되지 않자 단기간에 수많은 유사 프로젝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비슷한 프로젝트 '윙스텝(WingStep)'도 걸으면서 포인틀를 쌓는 콘셉트다. 스테픈과 마찬가지로 스니커즈 NFT를 구입한 후 채굴을 한다.

다만 윙스텝은 스테픈보다 저렴하게 스니커즈 NFT를 구입할 수 있고, 레퍼럴 코드로 팀을 구축해 함께 코인을 획득할 수 있게 하는 등 초기 접근성을 높였다. 또 자체 지갑기능을 제공하고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이용해 BNB(바이낸스 코인)로 NFT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스테픈과 윙스텝이 스니커즈 NFT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스텝워치(Stepwatch)는 스마트워치 NFT를 활용한다. 스텝워치 또한 걷는 것으로 코인을 획득할 수 있으며, NFT에 소셜네트워킹 요소를 결합해 '제2의 스테픈'을 꿈 꾼다.

애글리트(Aglet), 코인워크(CoinWalk), 스니커즈(SNKRZ), 트레이서(Tracer), 5KM 등 다양한 M2E 프로젝트들이 속속 출시돼 유저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 같은 M2E 프로젝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걸으면서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M2E 프로젝트들은 운동에 대한 동기를 강하게 제공할 수 있지만 역시 코인의 가격이 높게 유지돼야만 그러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와 빗썸에 상장된 스테픈 코인(GMT)의 경우 상장 효과로 40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난 현재는 1000원 미만으로 급락했다. 유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해당 코인을 사용할 보다 다양한 활용처가 생기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금세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련 프로젝트들 대부분이 큰 차별성 없이 대동소이하게 급조된 형태여서 스테픈의 초반 성공만을 보고 무턱대고 고가의 NFT를 구매했다가는 자칫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