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베팅"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미래차로 명장면 연출하나..1분기 장사는 '썩'

3년 간 미래모빌리티·신사업 분야 8조원 투자 계획
조 사장 "미래차 핵심 기술 관련 자체 개발역량 확보"
올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 3.1%· 3.6% 감소 전망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4.13 16:07 의견 0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자료=현대모비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지난해 매출 41조 신화를 쓴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미래차에 거는 기대가 만만찮다. 사상 처음 연간 매출 40조원을 돌파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한 그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8조원의 대규모 투자 의지를 밝히면서 밝지만은 않은 1분기 업황을 딛고 시장 주도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제45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코로나19 등 대내외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을 강화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린 점이 주주들의 신뢰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조 사장의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도 계속해서 탄력을 얻게 됐다.

앞서 조 사장은 향후 3년 간 미래 모빌리티 등 신사업 투자에 8조원을 쏟아붓는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조 사장이 그간 증명한 사업 추진력과 경영 성과를 고려할 때 현재 현대모비스가 추진하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등 중장기 사업 모델을 키우는 데 적임자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실제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영업익은 2조401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늘었다. 또 41조7022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40조원을 넘겼다. 당기순이익 역시 54.7% 증가한 2조3625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호실적은 전동화 부문 매출액이 6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 등 미래차 핵심 기술 분야를 포함한 연구개발 영역에서 2800건 가량의 글로벌 특허를 출원했다. 올해도 전년보다 20% 많은 3300건의 글로벌 특허를 출원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조 사장은 계속해서 미래차 사업을 뚝심 있게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3일 열린 주총에서도 "미래차 핵심 기술에 대한 자체 개발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며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미래차 개발 분야의 핵심인재를 집중 육성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현대모비스의 미래차 사업이 조 사장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지난해 거둔 역대급 실적을 올 1분기에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공존한다.

대신증권은 현대모비스의 1분기 매출액을 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도 3.6% 줄어든 4726억원으로 추정했다. 모듈·부품 고객사 생산 차질에 따른 물량 감소와 A/S 운임 부담 지속도 우려 요인으로 가리켰다.

또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올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총 변동 현황 분석'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시총은 올 1월 초 13위에서 3월말 기준 17위로 4계단 후진했다. 이 조사는 주식종목 247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마냥 밝지 않은 1분기 실적 전망에 더해 전세계 자동차산업이 '미래차'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선두권 경쟁이 날로 가열되는 점도 부담 요인이란 평이다. 현대모비스가 차별화된 핵심 기술로 어떤 명장면을 연출할 지는 꾸준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이 탄력을 받는 시점을 대비해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및 제품군 다변화 등 다양한 전략을 꾀하고 있다"며 "시장 경쟁력과 포지션을 다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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