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온 온앤더뷰티 [자료=롯데온]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몰 롯데온(ON)이 출범 2주년을 맞아 새로운 반전을 꿈꾼다. 롯데온은 지난해 온라인 조직을 통합한 후 올해 롯데온만의 강점을 살린 효율성 제고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오는 18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한다. 새벽배송이 이커머스 업계에서 하나의 영향력 척도로 여겨진 만큼 이 같은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다. 새벽배송은 지난 2015년 마켓컬리가 처음 시작한 후 현재 쿠팡·SSG닷컴·오아시스마켓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롯데온은 2020년 5월 뛰어든 후발주자로서 투자 대비 수익이 적고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판단에 따라 중단을 결정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운영 중이던 새벽배송·바로배송·당일배송 중 한정된 자원 안에서 모두 잘할 수 없다고 판단해 롯데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바로배송 서비스를 꼽았다”며 “바로배송이라는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바로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 바로배송은 롯데마트에서 온라인 주문 상품을 1~2시간 이내 배송하는 서비스다. 롯데온은 올해 물류 거점 매장을 전국 30개로 확대하고 연말까지 50여개로 늘려 배송 권역을 전국으로 늘린다. 물류 거점 매장은 롯데마트 점포 후방에 자동화 패킹 설비를 설치해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주문을 동시에 제공하는 매장이다.
바로배송 서비스의 핵심은 오프라인의 온라인화 ‘옴니채널’ 모델이다. 롯데마트 상품을 온라인 주문으로 대응해 재고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전국 롯데마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만큼 배송 권역 경쟁력도 확보한다. 성과 역시 긍정적이다. 바로배송 주문건수는 올해 1월~3월 전년 동기대비 30% 증가했다.
롯데온은 올해도 효율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온라인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각 사업부 내 온라인 조직을 모두 이커머스 사업부로 이관하는 거버넌스 통합을 단행했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정리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 급변하는 온라인 환경에 빠른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번 조정을 통해 각 사업부별 회계처리 기준이 변경돼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 이커머스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082억원으로 2020년 1379억원에서 21.5%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2020년 948억원에서 1558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거래액은 늘었다. 2020년 7조5575억원에서 이듬해 11.8% 성장한 8조4508억원을 기록했다. 구매자와 오픈마켓 판매자도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대비 각각 31.3%, 80.7% 증가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손실에 대해 “지난해 거버넌스 통합을 시행하면서 내부 회계처리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라며 “백화점·마트 등 상품 판매수수료가 각 사업부로, 각 사업부의 온라인 사업 손익이 이커머스 사업부로 이관돼 매출이 줄고 적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내 사업부별 온라인 손익을 이커머스 사업부가 떠안게 되면서 당분간 롯데온은 실적 상의 반전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보다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규모를 판단하는 지표인 ‘거래액’ 중심의 외형 확대 전략을 이어간다.
전문성도 강화한다. 롯데온은 최근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인 '온앤더뷰티(ON AND THE BEAUTY)'를 론칭해 프리미엄 뷰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는 버티컬 사업의 일종이다. 롯데백화점의 상품 경쟁력과 이커머스의 편리성을 앞세워 뷰티 상품 구매 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채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온 관계자는 “배송부터 상품 카테고리까지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며 “롯데가 가지고 있는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