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자료=세븐일레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품고 편의점 선두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이번 통합을 통해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빅3’로 올라선다. 3강 체제 재편과 동시에 경쟁이 심화된 편의점 업계 판도가 변화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22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공정위는 결합을 통해 업계 1·2위인 CU·GS25와 3위 세븐일레븐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상위 3사간의 경쟁이 강화되고 소비자 편익이 증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븐일레븐은 승인 이후 잔금 지불 등 인수를 위한 후속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경쟁력의 척도로 불리는 점포 수를 확대하게 된다. 현재 1만1173개에서 미니스톱 점포 2602개를 더해 총 1만3775개로 늘어난다. 현재 1위 CU(1만5816개), 2위 GS25(1만5453개)를 바짝 따라붙으면서 ‘선두 경쟁’이 가능해졌다.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합병을 차별화 상품, 운영 시스템, 인프라 설비, 혁신 플랫폼, 가맹점 상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레벨업 방안을 검토하고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두 회사가 가진 핵심역량이 융합되면 브랜드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이 초기 선점한 우수한 입지와 비교적 넓은 면적을 강점으로 꼽았다. 미니스톱은 25평 안팎의 면적을 토대로 중대형 매장 위주 즉석식품 특화 전략을 펼쳐왔다. 점포 내 주방시설과 휴게공간을 갖춘 매장도 많은 데다 즉석식품의 품질 및 가격 차별화로 먹거리 경쟁력을 키워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강점과 미니스톱 물류센터 12개를 확보해 통합 시너지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푸드드림’ 플랫폼을 융합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푸드드림은 지난 2019년 세븐일레븐이 다양한 먹거리와 쾌적한 매장을 제공하는 취지에 선보인 특화 매장이다. 특화 매장은 ▲즉석식품 ▲차별화음료 ▲신선·가정간편식(HMR) ▲와인 ▲생필품 등 5대 핵심 카테고리 상품 군에 집중한다. 즉석식품 등 먹거리 판매 노하우와 레시피를 쌓아온 미니스톱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푸드드림 매장은 600여점. 매장 규모나 상권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미니스톱 매장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푸드드림 매장은 미래형 편의점 모델로 현재 가맹점의 수익 증대와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인수·합병 경험을 살려 조직 안정화는 물론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융합·교감 방안 등을 마련한다. 특히 가맹점 확보는 인수 작업 이후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세븐일레븐이 간판 교체 과정에서 가맹점주를 설득하기 위해 약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통합 준비를 위해 4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했다. 1500억원은 운영자금, 3300억원은 미니스톱 통합 과정에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미니스톱과의 완전한 통합은 상당 기간 소요될 전망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0년 바이더웨이 인수 이후 2019년까지 통합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통상 편의점 업계 가맹 계약기간이 통상 5년인 점을 고려해 올해 초 재계약한 점포 기준 완전한 통합은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를 명시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빨리 순차적으로 통합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상품이나 인력, 마케팅 및 전산 시스템 등 일원화는 바로 진행되고 브랜드 전환은 점주와의 협의를 거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답했다.
가맹점 재계약 및 브랜드 전환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재계약의 안정성과 편의성 등 이유로 보통 편의점 가맹 계약은 재계약률이 80% 이상”이라며 “모든 점포의 브랜드 전환을 위해 내부에서 혜택 및 협의 사항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