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신규 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간 가계 신용대출로 제한됐던 인터넷은행의 여신 범위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로까지 확대되면서 대출 시장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이날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인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을 출시한다. 인터넷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하는 것은 토스뱅크가 최초다.
휴·폐업 상태가 아닌 사업자 등록번호가 있는 개인사업자가 대상이다. 금리는 연 3.54~15.00%로 최대 1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별도의 담보와 보증이 필요없는 신용대출 상품이라는 점도 기존 사업자대출과의 차별점이다. 토스뱅크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CSS)에 소상공인에 특화된 기준을 반영해 대출 한도와 금리를 산정한다. 대출규모가 크고 수입이 정기적일수록 금리와 한도에서 우대 받는 구조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상품 출시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적시에 실질적인 도움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의 실직 상환 능력은 물론 실제 영업 여부 등을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관련 허가 범위를 넓혀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인터넷은행의 예대율 체계 정비와 대면거래 예외사유 정비를 골자로한 은행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인터넷은행이 가계 및 중소기업대출을 균형있게 취급할 수 있도록 기존에 가계대출에 가중치를 적용했던 예대율 규제를 단계적으로 정상화 한다.
아울러 기업대출의 특성을 고려해 사업영위 여부를 확인하고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의 진위확인 등 현장실사가 필요한 경우 대면거래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줬다. 중소기업 대표자 등과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대면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비록 토스뱅크에 선점 기회를 빼앗겼지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연내 개인사업자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달 CEO 신년 메시지에서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출시해 여신 라인업을 강화하고 디지털과 금융을 결합한 혁신상품을 출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먼저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보증 기반 상품을 출시하고 순차적으로 신용 기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초부터 기획,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해 상품 개발을 진행해 왔다. 사업자의 매출 추이 등 경영·재무 관련 정보 활용을 확대해 신용평가모형을 차별화하겠다는 것인 케이뱅크의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도 연내 개인사업자대출 출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9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사업자용 수신, 대출 상품 두 가지를 동시에 론칭해 기업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오는 22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에 당분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이 주택 구입 자금 용도의 주담대를 선보이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카카오뱅크는 상품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실제 고객을 선정해 대출 절차에 맞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상반기 내 아파트를 구입할 예정이거나 보유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이 필요한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대출 신청을 진행해 심사와 실행 과정을 최종 점검했다.
은행권에서 상품 출시를 앞두고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그만큼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담대 출시 등 시즌2를 맞은 카카오뱅크의 올해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만의 모바일 완결성을 담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는 오픈뱅킹과 모임통장 관련 서비스 및 개인사업자 관련 금융상품 등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서비스의 확장과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고객들이 더 많이 더 자주 쓰는 은행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