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업계 'IPO 바람' 가속..컬리·SSG닷컴·오아시스, 기대·우려 겹쳐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1.27 15:07 | 최종 수정 2022.01.28 08:55 의견 0
마켓컬리, SSG닷컴, 오아시스 BI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이커머스 기업들이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이커머스 업계가 성장 흐름을 타고 있는 만큼 제값을 치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SSG닷컴·오아시스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모두 이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벽배송에 나서는 기업들이다.

■ 마켓컬리 내달초 상장 예비심사, SSG닷컴 하반기 추진

마켓컬리는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2월 초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상장 심사를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컬리는 새벽배송 3사 가운데 첫 번째 상장 기업이 될 전망이다.

컬리는 쿠팡과 같은 ‘유니콘’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기업 가치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수준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9000억원을 넘겼다. 투자업계에서는 컬리의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7~8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컬리는 국내 신석식품 새벽배송의 개척자이자 새벽배송 업계 1위(40%)로 고객 충성도가 높다. 지난 2015년 매출 29억원에서 2020년 9530억원으로 5년 간 30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거래액도 지난해 2조원대로 성장했다.

다만 가파른 성장 속도만큼 적자도 불었다. 컬리의 영업손실은 지난 2015년 53억원에서 2020년 1162억원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 5500억원을 넘겼다. 리스크 문제도 악재다. 납품업체 갑질 의혹에 이어 최근 노동자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져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SSG닷컴은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 중이다.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10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SSG닷컴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3%지만 지마켓글로벌(전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약 1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협업이 기대되는 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SSG닷컴은 이마트 식품 유통 역량을 기반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 신선식품의 강자로 떠올랐다. 강점은 신선식품 외 명품·패션·잡화 등 비식품도 취급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고 오픈마켓을 도입해 생활용품 품목을 늘리는 등 비식품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종합 이커머스로의 확장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SSG닷컴도 이커머스 출혈경쟁 속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해 SSG닷컴은 1~3분기 영업손실 67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SSG닷컴의 4분기 영업손실을 4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외형 성장에 주력해 판촉 및 신규 고객 창출, 마케팅비 집행 등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 업계 유일 흑자 오아시스 "외형 확대 대신 배송 역량 강화"

오아시스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한 뒤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조1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오아시스는 동종업계에서 유일한 흑자 기업이다. 지난 2020년 매출 2386억원과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2015년부터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총 3번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해 투자 실탄도 보유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흑자 비결은 재고관리와 비용 절약이 꼽힌다. 생산자 직거래 운영 구조로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50여개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재고를 판매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마케팅 투자비를 절약해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SSG닷컴과 컬리 대비 규모와 인지도가 아쉽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상장 전후로 외형확대와 관련해서는 준비하고 있는 것은 따로 없다. 수익성 유지를 위해 흑자를 기준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라며 “성남 물류센터는 현재 운영 중에 있고 준비 중인 의왕·언양 물류센터와 퀵커머스 신사업을 통해 배송 역량을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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