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계의 신흥강자 레스토랑 간편식(RMR)..유통업계, 너도 나도 외식사와 ‘맞손’

RMR, 외식과 간편식의 조합..기존 HMR의 '진화형'

김제영 기자 승인 2021.12.17 12:27 | 최종 수정 2021.12.17 12:28 의견 0
GS리테일과 금돼지식당이 협업한 RMR제품 소개 [자료=GS리테일]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이후 성장을 가속해온 국내 간편식 시장이 최근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다. 가파른 성장 이후 확장세가 완화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레스토랑 간편식(RMR)의 등장과 함께 다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HMR)은 지난해 기준 4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된다. 지난 2015년 시장 규모 2조2000억원에서 5년 만에 약 95% 확장을 이뤄낸 셈이다. 올해는 국내 간편식 시장은 5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MR은 외식사와 유통사의 합작이다. 간편식 형태로 만들어진 기존 외식사의 요리를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식이다. 고급·유명 외식 요리를 집에서 간편히 조리해 즐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HMR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간편식이라고 평가한다.

최근 유통업계가 RMR를 주목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RMR 제품 매출은 2017년부터 연평균 215% 성장했다. 올해는 월 평균 매출 150억원으로 연매출 환산 시 1800억원이다. 최근 급성장한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마켓컬리는 설명한다. 식품과 유통의 노하우·인프라로 탄생한 RMR은 간편식 시장의 재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CJ푸드빌 빕스 스테이크와 파스타 [자료=네이버쇼핑]

이에 유통업계는 RMR 협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간편식기업 프레시지는 최근 외식기업 CJ푸드빌과 RMR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을 통해 1인 가구 RMR 공략에 나선다. 양사는 CJ푸드빌이 보유한 빕스·더플레이스·계절밥상·제일면소 등 외식 메뉴를 간편식으로 공동 기획해 생산·유통한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먼저 빕스 간편식 5종을 내놓았다. 스테이크 2종과 파스타 3종으로 시그니처 소스와 가니쉬가 함께 제공돼 손질 없이 조리할 수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1인 가구를 위한 간편식은 이미 존재했지만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식재료에 편리함을 더한 ‘싱글 RMR’로는 유일할 것”이라며 “맛·품질 서비스로 RMR 사업을 제2의 캐시카우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자재 유통기업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도 외식사와 손잡고 RMR 사업에 나선다. 단체 급식·외식 식자재를 유통하던 B2B 사업이 코로나 이후 주춤하자 B2C 시장 사업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위부터) CJ프레시웨이 갑오징어 볶음과 현대그린푸드 파스타오 짬뽕 [자료=각 사]

CJ프레시웨이는 기존 외식사 고객의 효율적인 사업운영을 지원하는 밀 솔루션의 일환으로 RMR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고객사였던 조가네 갑오징어와 협업해 갑오징어 볶음을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RMR 사업 강화를 위해 식자재 공급부터 판매채널 입점을 위한 영업도 진행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인지도와 매출을 한번에 높이는 전략이다.

현대그린푸드는 크라우드 펀딩기업 와디즈와 함께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음식점의 메뉴를 간편식 상품 출시로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총 10개의 맛집을 선정해 간편식 브랜드 ‘모두의 맛집’ 내놓고 RMR 간편식을 2개월에 2개 업체씩 총 10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명 맛집과의 협업도 눈에 띤다. GS리테일은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금돼지식당과 함께 차별화된 맛을 선보인다. 금돼지식당은 SNS 채널에서 유명한 맛집이다. 인기 메뉴 4종을 도시락 형태 마련해 편의점 및 온라인 장보기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유명 레스토랑 메뉴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RMR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지자 트렌드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향후에도 유명한 지역 맛집 대표 메뉴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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