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이미지 더블클릭)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증권사들이 3분기 잠정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거래대금이 전체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실적이 줄어든 곳도 있지만 기업금융(IB)만큼은 대부분 늘어난 모습이다. 특히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IB 실적이 두드러졌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현재까지 잠정실적을 발표한 곳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8곳이다.

이중 3분기 실적만 떼놓고 보면 대부분 증권사가 전년 동기 대비 후퇴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동안 실적을 견인했던 유동성이 줄어든 탓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IB부문 실적은 증가한 곳이 많았다. 특히 기업공개(IPO)가 큰 힘이 됐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IB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13.88%, 전분기 대비 18.84% 증가한 927억원이다. 이중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실적이 전분기 대비 32% 가량 올랐다. 크래프톤·에스디바이오센서·롯데렌탈 등 대어들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덕이었다. ECM에서만 38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도 IPO 부문에서 힘을 냈다. 올해만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14개 기업 상장 주관(재상장·스팩 제외)을 맡았다. 공모금액만 3조616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14%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는 1조6873억원을 공모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PO와 함께 유상증자와 회사채 등 주식 및 채권 발행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IB부문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65%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만회할 수 있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3분기 순수수료이익은 기존 추정치(259억원)를 상회한 268억원”이라며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었지만 자산관리(WM) 및 IB부문에서 추정치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3분기 IB 수수료 수익으로 998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811억원, 2분기 906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이는 업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채권발행시장(DCM)부문과 ECM부문이 골고루 성장했기 때문이다. IPO 시장에서도 강세였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 대어들의 상장주관을 맡았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비슷하다.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누적 IB 수익은 14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84억원) 대비 47.8% 증가했다. 3분기만 떼놓고 봐도 613억원의 수익을 거둬 전분기(474억원) 대비 29.4%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IPO공모 총액은 283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9.4%, 2019년 대비 214%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을 4%p 낮추며 IB 실적을 키웠고 키움증권도 깜짝 강세를 이어갔다. 유안타증권은 키움증권의 올해 IB 수수료수익이 지난해(1920억원) 대비 35.9% 증가한 26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실적 발표가 안 된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올해 IPO 공모총액이 지난해(7725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8조8868억원에 달하는 만큼 IB쪽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도 올해 10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며 5365억원의 공모액을 모았다. 지난해(1529억원) 대비 250%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줄고 기존 강점이던 IB실적이 두드러졌다”며 “앞으로도 거래대금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들이 IB쪽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