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이 이달 31일부터 국내에서 직구(직접 구매)'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국내 해외직구·구매대행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SK텔레콤은 25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31일 11번가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연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마존의 상품을 국내에서 보다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손쉬운 해외직구를 위해 11번가 모바일 앱에 아마존 홈, 아마존 딜, 아마존 베스트 등 아마존 서비스 관련 탭을 마련하고 전문 고객센터도 별도로 운영, 해외직구 편의를 돕는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 미국 온라인 사이트 속 할인 서비스도 국내 이용자들이 똑같이 누릴 수 있다. 아마존의 특가 할인인 '타임 딜'도 한글화해 11번가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 SK텔레콤은 11번가의 지분 80.2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배송료 부담을 대폭 낮췄다. SK텔레콤이 월 4900원 정기 구독 멤버십 서비스 '우주패스'에 가입하면 구매금액, 횟수에 상관 없이 아마존 직구 상품을 무료배송해준다. 게다가 우주패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11번가 회원은 2만8000원 이상 구매 시 직구 상품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11번가를 통해 구매 가능한 상품은 디지털과 패션, 뷰티, 리빙, 도서 등 한국 고객이 선호하는 16만 여 품목이다. 배송기간도 줄어 평균 6~10일, 특별 셀렉션 상품은 4~6일이면 배송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보다 빠른 배송을 위해 미국 서부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빅데이터를 통해 확보한 한국인 선호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확보한 후 국내로 발송해 배송기간을 줄이는 것이다.
이처럼 11번가가 직구 시장을 적극 노크하자 국내 해외직구 전문업체들의 동요가 커졌다. 사실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마존 미국 상품을 공룡 이커머스 기업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해외직구 구매대행 업체인 몰테일의 경우 현재 미국 물류센터 3곳(캘리포니아, 뉴저지, 댈러웨어)을 포함해 독일, 영국, 중국, 일본, 스페인에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전체 직구 상품에서미국 아마존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아무리 몰테일이 편의성을 높여도 11번가를 이용하면 한국어로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데다 잘만 활용하면 무료 배송이 가능하기에 이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몰테일 관계자는 "11번가의 경우 아마존에 입점한 상점이 해외배송을 취급하지 않는다면 국내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없다. 반면 몰테일은 해외배송이 안 되는 상품들도 배송 서비스를 하는 만큼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11번가가 무료배송 혜택, 11번가 쿠폰 지급에 이어 아마존의 OTT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 제휴도 논의하고 있는 만큼 11번가를 통한 해외직구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몰테일의 직구 사용빈도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11번가는 네이버, 쿠팡,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 4위 사업자다. 최근 신세계의 쓱닷컴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자 11번가가 해외직구라는 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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