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여름철 위생 관리 ‘적신호’..소비자는 불신, 자영업자는 우려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8.09 14:53 의견 0
김밥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외식업계의 여름철 위생 관리 논란이 불거졌다. 거리두기 연장으로 힘든 상황에 연이은 위생 논란으로 신뢰마저 추락하자 외식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폭염 속 식자재 등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아져 분식 취급 음식점에 대한 위생 관리 실태를 이날부터 점검한다. 당초 4분기 예정이던 점검 일정을 앞당겨 3분기에 실시한다. 최근 김밥 등 분식 식중독 사례 발생에 따른 조치다.

잇따른 외식업체의 위생 논란에 소비자 불신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경기 성남 소재 김밥 프랜차이즈 마녀김밥 두 곳에서 현재 식중독 환자 270여명이 발생했다. 부산 연제구 밀면집에서 확인된 환자는 450여명이다. 모두 식중독 균인 살모넬라에 의한 감염이다.

비위생적인 관리 실태가 폭로되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공익신고자 제보로 유효기간이 지난 폐기 대상 식자재를 재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부터 유효기간이 지난 빵과 또띠아의 날짜 스티커를 덧붙여 폐기물을 재활용해온 것이다.

서울 방배동 유명 족발집에서는 무 닦는 수세미로 발을 닦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업체는 이외에 유통기한 경과 원료 사용과 조리목적 보관, 냉동식품 보관기준 위반, 원료 등의 비위생적 관리 위반한 사실이 식약처에 의해 적발됐다. 현재 영업정지 1개월을 받은 상태다.

코로나와 거리두기로 외식이 어려운 상황에 위생 문제까지 떠오르자 소비자들은 외식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양주 소재 20대 직장인 A씨는 “주중에는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잦은데 김밥 식중독 논란을 보고 밖에서 간단히 점심 먹기 꺼려진다”면서 “최근에는 외식보다도 배달 주문 비중이 더 커서 직접 식당에 방문하지 않다보니 어떤 조리 환경에서 음식이 조리되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뿐 아니라 카페업계도 위생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지난 6월 식약처 식용얼음·아이스크림 등 여름철 다소비 식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14건의 기준‧규격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해당 매장에 대해 제빙기 사용 중단 및 세척‧소독과 필터 교체하도록 조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김강립 처장은 “여름철에는 식자재와 음식을 실온에 방치하면 식중독균이 급격히 증식할 위험이 있다”며 “폭염과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철저한 식중독 예방 및 제조 현장의 각별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날로 걱정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거리두기 4단계가 오는 22일까지로 또 다시 연장된 데다 위생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음식이 논란이 될 경우 비슷한 음식을 기피하는 현장으로 번질 수 있어 우려가 더욱 크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위생은 신뢰 및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식품 관련 분야에서는 소비자나 업체 모두 민감한 부분”라며 “한번 논란이 터지면 비슷한 음식까지도 일시적으로 기피하는 소비자들도 생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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