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정부 여당에 방역수칙 개편 촉구..여당 측, 백신 70% 달성 후 전환 논의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정부 여당 인사들과 간담회
확진자 수가 아닌 '치명률' 중심의 방역수칙에 대한 공감 형성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8.03 15:35 의견 4
자영업자 현장 간담회 [자료=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또 다시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정부 여당에 현장의 고충과 어려움을 전달하며 방역수칙 개편을 촉구했다.

3일 오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 마포구 소재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코로나로 영업제한을 받고 있는 카페·노래방·PC방 등 17개 업종으로 구성된 단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소상공인들은 자영업자의 고충을 호소하고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아닌 치명률 중심의 방역수칙 개편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형평성 있는 방역체계 구축 ▲대출 거치기간 및 원금 상환기간 연장 ▲소상공인 대출금 증액 ▲재난지원금 사각지대 해소 및 손실 보상 등을 건의했다.

간담회에서는 우선 치명률 중심의 방역 수칙 개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어서고 있으나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의미하는 누적 치명률은 이날 0시 기준 1.04%다.

다만 4차 대유행 이후 지난달 7일부터 21일까지 코로나 치명률은 0.14%를 기록했다. 이는 독감의 치명률인 0.1% 전후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차 백신 접종률 70~80% 달성을 기점으로 기존 확진자 중심 방역에서 치명률 중심의 방역으로 방역체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며 “확진자 중심의 의료 방역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치명률이 독감과 비슷한 코로나 방역 시스템을 전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자료=김제영 기자]

비대위는 업종의 현실을 파악해 형평성 있는 방역체계 마련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후 6시 이후 2인 모임만 허용하고 영업시간은 오후 10시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공신 전국호프연합회 총무는 “호프 등은 일반음식점 중에서도 주류를 취급하는 야간음식점으로 저녁 6시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형태”라며 “현 방역 지침에서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은 단 2시간 밖에 되지 않다”고 호소했다.

김기홍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시설규제가 아닌 개인 방역으로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시설 규제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대출 만료기간이 임박한 소상공인 대출 거치기간 및 원금 상환 기간 연장과 대출금 증액, 재난지원금 지급 사각지대 해소 및 손실 보상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박인호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고문은 “작년에는 코로나 종식을 기대했으나 현재는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당장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야 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며 “거치기간 연장 및 원금 상환 기간 늘려 자영업자가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대표는 “자영업자는 임대료와 건강보험료, 부가세 등 고정비용으로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손해를 보고 있어 현실적인 손실보상 대책이 시급하다”며 “지난 1년 6개월 간 이미 빌릴 대로 다 빌려버린 소상공인 대출 한도 증액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자영업자들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췄다. 현행 방역체계의 패러다임 전환과 손실보상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 당국의 주요 과제인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 형성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송영길 대표는 “백신 접종률이 70%가 넘어 집단 면역이 형성되면 현행 방역수칙 전환에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간담회의 의견을 반영해 대한민국 방역 패러다임 연구하는 계기로 삼아 정부 당국에 자영업자의 현실을 전달해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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