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앞 ‘엇갈린 희비’..거리두기 4단계에 사정 달라진 ‘아이스크림과 맥주’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7.14 14:3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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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다양한 아이스크림이 판매 중이다. [자료=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여름철 무더위가 지속되면 아이스크림과 맥주의 수요는 증가한다. 올해 빙과·주류업계 역시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매출 상승을 기대했으나 코로나 4차 대유행 앞에 희비가 엇갈렸다.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돼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됐다. 식당·카페 등 외식업 영업시간은 오후 10시로 제한 운영 중이다. 사실상 외출 및 저녁모임 금지인 셈이다.

재택근무 및 비대면 수업 등으로 실내 체류시간이 길어지자 빙과업계는 무더위와 더불어 재택 수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5~6월부터 날씨는 더웠으나 잦은 비로 인해 빙과업계 실적이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20일 전후의 짧은 지각 장마 이후 폭염 예보와 함께 코로나로 인한 가정용 수요로 매출 성장이 전망된다.

아이스크림 무인 할인점의 존재도 빙과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업계는 아이스크림 무인 할인점의 매출 비중이 전체 빙과 시장의 25%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빙과 전문채널은 초기 투자 자본이 적은 데다 무인인 만큼 대면에 대한 부담도 적다. 꾸준한 증가가 예상돼 빙과 매출 증대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5~6월에는 비가 많이 왔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보였다”며 “결과는 지켜봐야하겠지만 올해는 폭염이 예보되고 코로나로 인해 가정이나 실내에서 아이스크림을 대량 구매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가정 내 아이스크림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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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맥주를 고르고 있다. [자료=이마트24]

반면 주류업계는 사정이 더욱 나빠진 모습이다. 업계는 통상적으로 맥주의 여름 판매량이 다른 계절대비 약 20%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로 7월 모임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에 홍보 및 프로모션 등 시동을 걸던 중 4차 대유행으로 오히려 더 악화된 상황이다.

특히 맥주는 짝수년도 여름 분위기가 좋다. 격년으로 번갈아 오는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이 맥주 판매실적 견인을 돕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 올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돼 세계 스포츠 스타들의 참석조차 불투명해졌다. 지난해부터 맥주의 여름 스포츠 경기 수혜도 물거품 된지 오래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주류업체가 술 판매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한다는 거 자체가 안 좋게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지난달까지만 해도 완화 기대감에 프로모션 등을 준비했으나 4차 대유행으로 모두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새로운 계획을 짜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어 “맥주는 특유의 청량감 때문에 통상적으로 더운 여름에 찾는 사람들이 늘기는 하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지면 오히려 맥주나 음료보다 물 수요가 늘어나는 편”이라며 “가정시장 특성상 주종의 선택권이 유흥시장보다 자유로운 만큼 맥주뿐 아니라 다양한 가정용 주류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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