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고객 잡아라"..이통3사, 구독서비스 경쟁 뜨겁다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6.18 14:40 의견 0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이른바 ‘구독경제’의 규모와 범위가 날로 확산돼 가는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내세워 이용자들을 자사의 플랫폼 안에 묶어두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SKT와 KT, LG U+등 국내 주요 이동통신 3사에게 이러한 구독경제의 형태가 낯설지는 않다. 이동통신 3사는 과거에도 일정 금액을 추가하면 부가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컬러링’이라고 불린 통화 연결음 서비스나 주요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기술발전으로 인해 구독 서비스가 새로운 형태를 띠며 치열한 경쟁에 접어들자 이통 3사는 AI 기반 구독형 상품이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자사의 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며 충성도를 높이는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각 이통사의 구독 서비스 형태를 살펴보면 먼저 SKT는 보이는 컬러링 서비스 ‘V 컬러링’, 지상파 방송국 3사와 합작해 만들어낸 OTT 서비스 ‘웨이브’,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날린 ‘아이리버’의 새로운 형태인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 중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마이크로소프트와 합작한 클라우드 게임 구독 서비스 ‘5GX 클라우드 게임’, 4만권 이상의 책과 웹툰 데이터를 확보한 ‘북스 앤 데이터’ 등 5가지의 대표적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SKT는 이에 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구독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T멤버십과 SK ICT패밀리사의 온라인 채널을 플랫폼으로 이용하여 미디어와 커머스를 연동시킨 구독 패키지와 식음료·헬스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구독 상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SKT는 통신 서비스 기반 분야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만큼 구독 마케팅 활성화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SKT는 오는 11월 존속회사인 SKT와 SKT신설투자(가칭)으로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새롭게 선보이는 구독 서비스들이 기존 구독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정체된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개선하고 통신 업계 1인자로서 공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T의 구독 서비스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포토북’ 서비스이다. 지난 해 7월에 선보인 포토북은 매달 5000원을 내면 매월 한 권의 포토북을 직접 제작해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로 지난 해 11월 기준으로 가입자 1만명을 넘어 서는 등 자녀가 있는 3040 여성들을 기준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KT는 게임분야에도 흥미로운 구독 서비스를 마련해 놓았다. KT는 월 4950원의 이용료로 110개 넘는 다양한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박스’라는 게임 구독 서비스로 1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 최근 KT의 콘텐츠 전문기업 ‘스튜디오지니’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사의 OTT ‘시즌’에 배급하며 활용도를 높일 계획도 내비쳤다. 특히 배우 윤계상과 고아성이 출연하는 웹툰 원작 오리지널 드라마 ‘크라임퍼즐’이 오는 가을 발표를 앞두고 있어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LGU+는 IoT 관련 분야 구독 서비스를 다양하게 구비해 놓았다. 1인 가구를 겨냥한 ‘U+스마트홈 구글 패키지'와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을 위한 ’U+스마트홈 펫케어 서비스‘, 카카오VX와 공동으로 제공하는 ’스마트홈트‘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홈트는 혼자서도 실시간 자세교정을 받으로 정확한 자세로 운동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서비스로 자기계발과 피트니스에 관심이 많은 2030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U+는 이에 그치지 않고 초등학생들을 위한 가정학습 콘텐츠 'U+ 초등나라‘ 등 교육과 육아와 관련된 구독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통 3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독경제의 시대에 충실히 대비하고 있지만 극복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이통 3사가 구독 서비스의 정점으로 보고 사활을 걸고 있는 OTT분야에서 업계 간 갈등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내세운 글로벌 OTT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진출 뿐 아니라 다수의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CJ ENM의 자사 OTT '티빙‘의 가파른 성장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CJ ENM의 10개 채널이 LGU+ 모바일TV에서 ’블랙아웃(송출중단)‘ 결정이 나면서 통신 3사가 운영 중인 IPTV 콘텐츠 수급 협상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사들이 내놓는 구독형 서비스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하는 만큼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준 높은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나아가 스타트업 기업부터 글로벌 사업자까지 폭넓게 협업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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