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유통가 키워드 두번째는 '이물질' (사진=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오세영 기자] [편집자주] 2018년 무술년(戊戌年) 유통가 한 해도 다사다난했다. 유통은 이제 단순 소비를 넘어 트렌드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한 세대를 읽는 문화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가는 소비자들의 기대에는 한 참 못 미쳤다. 어느덧 오너의 갑질을 일상사가 됐다. 오너가 선행을 하는 회사가 오히려 주목을 받는 시대가 됐다. 제품에서는 금속 조각에서부터 단골로 등장하는 벌레까지 유통하는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었다. 2018년 다사다난했던 유통가를 '키워드'로 돌아본다.
<1편> [2018 유통 키워드① 갑질] '오너'의 조건인가?..위디스크·미스터피자
올해 유통가를 뒤흔든 3대 뉴스 중 하나인 '갑질'(1편 참조)에 이어 이번에는 '이물질'을 꼽을 수 있다.
식품제조업에서 이물질 논란은 뗄레야 뗄 수 없다. 먹거리 문제이기에 소비자들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지켜보기 때문이다. 또 안전한 먹거리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이물질이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 '이물질'은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에게 반갑지 않고 마주쳐서는 안 될 존재다.
올해도 일부 식음료업체들이 이물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뤘다. 롯데제과의 '옥동자 모나카'와 '누드 빼빼로'에서는 금속 조각과 애벌레가 발견됐다. 남양유업의 '루카스 나인'과 '임페리얼XO'에서는 바퀴벌레와 코딱지가 나와 공분을 샀다. 하겐다즈는 연이은 이물질 검출로 올해에만 4번째 시정명령을 받았다.
■ 롯데제과, '너트 아이스크림' & '애벌레 빼빼로'
롯데제과는 2차례에 걸쳐 이물질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됐던 제품은 '누드 빼빼로'와 '옥동자 모나카'다. 지난 11월 초 롯데제과는 '애벌레 빼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 소비자에 따르면 지난 11월 초 동네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누드빼빼로에 10마리 안팎의 애벌레가 발견됐다. 롯데제과의 자체조사 결과 검출된 애벌레는 화랑곡나방으로 일명 '쌀벌레'로 알려진 유충이다.
반면 롯데제과는 제조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통이나 보관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롯데제과 관계자는 "발견된 애벌레의 생태주기를 보면 길어봐야 두 달안에 성충이 돼야 한다"며 "4월에 제조된 제품에 들어간 애벌레가 11월까지 살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니 제조과정에서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열처리를 거쳐 제품을 포장하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살아있는 유충이 혼입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유통이나 보관 과정까지는 롯데제과 측에서 관리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생산자 입장에서 유통·보관 중 발생하는 벌레까지 관리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달 롯데제과의 두번째 이물질 사건이 터졌다. ‘옥동자 모나카’ 아이스크림에서 너트 형태의 금속 이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옥동자 모나카를 먹다가 딱딱한 것이 씹혀 확인해보니 1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의 쇳덩이 2개가 들어있었다"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소비자는 금속물질을 씹어 앞니 일부가 깨지는 부상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해당 제품과 같은 날짜에 생산된 '옥동자 모나카'의 유통을 중지하고 6000박스를 모두 회수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공장 생산과정에서 들어갔을 개연성이 있어보인다"고 인정하며 "재발방지에 초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모든 제품에 대해서 사유를 불문하고 롯데제과 측이 책임지는 게 원칙"이라고 전했다.
■ 남양유업의 정면돌파..'코딱지 분유'
"모든 생산공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 언론, 외부기관에 개방하겠다." 지난 10월 말 남양유업은 입장문을 통해 이물질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장을 개방해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절대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겠다며 나선 것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6월과 10월 '루카스나인'과 '임페리얼XO' 제품의 이물질 검출로 인해 곤욕을 치뤘다.
지난 6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양유업 커피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는 글과 함께사진들이 게시됐다. 해당 인증 사진에는 커피가 얕게 깔린 투명한 유리잔에 밑 부분에 비치는 바퀴벌레 한 마리의 모습이 담겨있다. 문제가 된 커피믹스는 '루카스나인 다크 아메리카노 킬리만자로 블렌드' 스틱 제품이다.
바퀴벌레에 이어 지난 10월 한 맘카페의 회원이 "남양유업의 '임페리얼 XO'제품에서 이물이 발견됐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두번째 논란이 시작됐다. 남양유업 측의 조사 결과 이물질은 2.4㎜ 길이의 코털과 코딱지로 추정됐다. 이 게시글은 온라인에서 일파만파 퍼졌다. 네티즌들은 남양유업의 제품을 '코딱지 분유'라고 지칭하기 시작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두 사건 모두 "해당 제품에 이물질 혼입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주장으로 대응했다. 또 "코딱지 혼입이라는 해당 루머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식 이하의 비합리적인 주장"이라며 "제조공정상 절대 혼입될 수 없다는 사실여부를 명백히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11월 남양유업은 세종의 분유공장을 공개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이물질 논란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지난 1996년 남양유업의 분유제품인 리젠트2에서는 0.1㎜ 정도 크기의 주석조각이 검출됐다. 2006년에는 남양유업의 알프스 산양분유에서 장염을 일으키는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 2013년에는 분유 안에서 내장이 터져 죽은 개구리가 발견됐다. 당시 '제조 단계에서 혼입된 것은 아니라고 추정된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이물질 논란때문에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사그르 들지 않는 추세다. 남양유업이 공장을 개방하는 등의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통하지 않은 셈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요즘도 남양 마시는 사람 있느냐?'(rkdg**** ), '미스터피자, 남양 없어져야 할 기업'(alsr**** )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시정명령 최다상' 하겐다즈, 올해만 이물질 4번째 검출
올해 이물질 검출로 행정처분을 가장 많이 받은 업체는 하겐다즈가 아닐까. 하겐다즈는 이번 이물질 검출로 올 들어 네 번째 행정처분을 받았다. 벌레, 비닐 등이 검출됐던 하겐다즈에서 종이팩까지 발견됐다.
지난 11월 말 한국하겐다즈는 식품의약춤안전처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한국하겐다즈가 수입해 판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서 종이팩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하겐다즈는 식품위생법 제7조(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에 관한 기준 및 규격)4항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겐다즈 제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겐다즈는 지난 7월 30일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에서 딱정벌레 유충이 발견됐다. 앞서 같은 달 16일에도 바닐라카라멜아몬드 아이스크림바에서 고무조각이 검출된 바 있다. 또 2월 23일에는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에서 비닐이 검출됐다.
따라서 올해 들어 하겐다즈는 최근 행정처분까지 총 네 번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하겐다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제너럴 밀스社는 공식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자체검사를 통해 해당 이물질은 딸기농장에서 채취한 딸기에서 나온 유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건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품질기준을 강화하고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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