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신동빈 묘수는 ‘푸드테크’..식품 사업 적극 투자 나선다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5.10 14:43 의견 0
롯데 푸드테크 스타트업 집중 육성 프로젝트 ‘미래식단’ 포스터 [자료=롯데그룹]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위기의 롯데’라는 별칭을 얻은 롯데그룹이 묘수를 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식품 스타트업 투자 목적으로 152억원 규모의 펀드(롯데농식품테크펀드)를 조성했다. 롯데제과·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 3개 식품계열사도 함께 조성한 펀드다. 운용은 롯데그룹의 벤처케피탈 회사인 롯데엑셀러레이터가 맡는다.

해당 펀드는 대체육(콩고기 등)과 같은 첨단식품 개발 또는 공유주방 등 미래 식품 시장 개발 등 ‘푸드테크’와 관련된 스타트업 육성 지원에 사용될 전망이다. 일부는 현재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운영하고 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집중 육성 프로젝트 ‘미래식단’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식품 사업 강화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선택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 방문 후 가진 회의 자리에서 푸드테크 분야의 외부 아이디어 적극 수렴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롯데는 푸드테크 관련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대기업 주도 R&D(연구개발)를 넘어 스타트업과의 능동적 관계 조성으로 미래 식음료산업 생태계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식품 사업 재도약으로 작금의 위기 탈출도 꿈꾼다.

롯데는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을 정통으로 맞아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 일부 부문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롯데그룹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식품 부문도 실적 타격이 컸다.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 2조760억원으로 제과업계 1위를 오리온에게 내주기도 했다. 롯데푸드 역시 전년 대비 3.9% 감소한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전년보다 7.7%나 줄어든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유통가 주요 미래 먹거리로 일컬어지는 ‘온라인’ 사업에서도 부진을 겪으며 롯데그룹의 위기는 더욱 깊어졌다.

식품 사업은 롯데그룹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다. 현재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식품사업을 전신으로 성장했으며 식품 시장에서도 꾸준히 선두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이번 푸드테크 투자를 통해 위기 타개에 나설 방침이다.

미래 경쟁력도 높다. 대체육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식품은 ESG와도 관련있다. 도축이나 사육 과정에서 배출가스·배설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육고기를 세포 배양을 통해 만들어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동물 보호와 같은 사회적 영향도 고려할 수 있다.

친환경과 사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첨단식품 사업은 기업의 이미지와 미래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이다.

롯데 관계자는 “첨단 푸드테크 분야로 분류되는 제품들이 가까운 미래 우리 식탁 위에 자연스럽게 오를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모하는 사업 구조가 다른 기업들의 모범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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