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요기요, 아웃백 로고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유통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올해 시작과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조(兆) 단위’ 매물인 이커머스 공룡 ‘이베이코리아’와 배달앱업체 ‘요기요’ 등판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매각 시장에 나왔던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도 높아진 가치로 시장에 다시 나올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한국 사업을 위한 다양한 전략적 대안을 모색, 검토, 평가하는 과정을 시작했다”면서 “주주들이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의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베이가 성명에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018년 말부터 꾸준히 매각설이 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베이코리아는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해 현재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매출은 1조954억원, 영업이익은 615억원을 기록해 ‘알짜 매물’로 꼽힌다. 국내 이커머스 채널 중 드물게 흑자 달성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 알려진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는 5조원이다. 5조원은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거래액 약 16조원에 0.3배수가 적용됐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기업가치 평가를 거래액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이베이코리아의 높은 몸값 탓인지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롯데, 신세계 등은 입을 모아 ‘관심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업들이 이미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과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어 5조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배달앱 요기요도 올해 IB 업계가 주목하는 매물 중 하나이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배달앱 ‘배달의민족’ 인수 조건에 따라 기존에 보유한 요기요를 팔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는 요기요의 몸값이 DH의 배달의민족 경영권 인수 가격인 4조8000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2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DH가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매각해야 하는 시점은 오는 6월까지이다. 하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시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앱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포털사들과 유통업체들이 발 빠르게 검토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배달앱 ‘쿠팡이츠’를 선보인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쿠팡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도 다음달 시장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카이레이크PE는 지난해 5월 아웃백 예비입찰을 받는 등 매각 작업을 시작했으나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 매입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매각을 연기시킨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저하 우려에도 불구하고 딜리버리 서비스 안착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지난해 보다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아웃백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약 3000억원, 약 24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9년 매출 2543억원, 영업이익 167억원 대비 각각 18%, 43%가 신장된 기록이다. 또 기업의 현금 창출력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62억원에서 340억원으로 30% 가까이 올랐다. 이에 따라 예상 매각가가 지난해 2600억원에서 3400억원으로 관측된다. 스카이레이크PE는 2016년 570억원에 아웃백을 인수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나 요기요의 경우 경쟁 업체들이 탐을 낼만한 매물이긴 하다”면서도 “다만 수조원에 달하는 매각가를 감안할 만큼의 매물인지 생각했을 때 선뜻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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