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애플이 만드는 전기차 '애플카'의 제조 파트너사로 기아가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자동차 업계는 애플로부터 전기차 관련 협력 제안을 받은 현대자동차그룹 중에서 자체 브랜드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현대차 대신 사명을 바꾸고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화 속도를 높이고 있는 기아가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사명 바꾼 기아, 모빌리티 전반으로 사업 확장
기아가 공개한 전기차와 PBV 제품 라인업의 모습. 기아는 올해 1분기 내 E-GMP 플랫폼을 적용한 첫 순수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료=기아]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애플카 협력과 관련된 검토와 사업 진행을 기아가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기아는 15일 '뉴 기아 브랜드 쇼케이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기아(KIA)'로 변경된 사명과 함께 지난해 초 발표한 바 있는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S’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플랜S'는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 기반 차량(PBV)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이다. 나아가 기아는 기업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목적기반차량(PBV)도 개발 중이다. 목적기반차량은 유연성이 높은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업 고객들의 요구에 맞도록 모듈식 본체로 구성된다.
기아는 카누(Canoo)와 어라이벌(Arrival) 등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통합 모듈형 플랫폼 위에 다양한 본체를 적용해 사용자의 필요 목적에 맞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만약 애플과의 협력이 성사된다면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애플카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기아 브랜드의 변화는 단순하게 회사의 이름과 로고 디자인을 바꾼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확장을 통해 전세계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말하며 타사와의 파트너십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 기아, 애플카 제조에 가장 적합한 환경 갖춰
미국 조지아주 기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탤루라이드. [자료=기아]
실제로 애플카 제조 파트너로서 기아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 기아는 75년 이상 모빌리티 분야에서 산업을 이끌어 왔으며 매년 수백만 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외서 260만7337대를 판매했다.
뿐만 아니라 기아는 전기차 제조 기술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모두 보유했다. 무엇보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프로젝트명 CV)는 2021년 1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기아는 제품의 전동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전용 전기차는 E-GMP 기술을 기반으로 500km 이상의 주행 거리와 20분 미만의 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으며 크로스 오버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전용 전기차는 기아의 새로운 로고가 적용돼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에 공장이 있다는 점도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을 높인다. 기아는 미국 조지아주에 약 890만평방미터 규모의 거대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지아 공장은 완성차 생산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의 모듈공장, 현대파워텍 변속기 공장 등 부품설비까지 갖춰 원스톱 생산이 가능하다. 북미에서 대성공을 거둔 탤루라이드가 이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게다가 조지아주의 소도시 트룹카운티의 고용효과가 상당해 기아의 조지아 공장은 지역사회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를 제조·생산하게 된다면 관세 문제도 해결된다.
다만 현대자동차그룹은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애플과 기아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기아와 애플의 협력 소식이 나돌자 기아차 주가는 전일 대비 16.64% 오른 8만3400원으로 장을 마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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