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공룡’ 쿠팡, 택배업 재도전..1위 CJ대한통운 아성 흔드나

‘3자 물류’ 산업 진출 가능 및 전국단위 물류센터 등 경쟁력 강화
택배 시장에 당장 큰 영향 없을 수도..시스템 갖추는데 시간 소요

박수진 기자 승인 2021.01.15 14:44 의견 0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건물 외벽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이커머스 공룡이라 불리는 쿠팡이 자회사를 통해 택배업에 재진출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3일 ‘시설 및 장비기준 충족 택배 운송사업자 공고’를 통해 21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에 택배 사업자로 신규 선정된 곳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큐런택배 ▲티피엠코리아 등 3곳이다. 기존 업체는 18곳이다.

앞서 쿠팡은 2018년 택배 사업자 자격을 받은 뒤 1년만에 반납했다. 내부 물량이 증가로 외부 물량 소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택배 사업자는 ▲전국 5개 이상 시, 도에 30개 이상 영업소 ▲면적 3000㎡ 이상 등 화물 분류시설 3개 이상 ▲택배운송용 차량 100대 이상 확보 등 요건을 갖춰야 택배업 신청을 할 수 있다.

쿠팡의 신규사업자 진출로 택배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기준 택배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이 50%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고, 한진 14%,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13%, 우체국택배 8%, 로젠택배 7%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각 업체가 취급하는 택배 물동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쿠팡이 택배업 진출과 함께 업계 2위로 단숨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물동량 기준으로 2019년 쿠팡 물동량은 5억개로 2위인 롯데택배 3억8760만개를 뛰어 넘기 때문이다. 1위인 CJ대한통운은 13억2010만개, 한진택배 3억6885만개 등이다.

일각에서는 쿠팡로지스틱스가 다른 택배사처럼 쿠팡 외 다른 온라인쇼핑몰의 물량까지 배송하는 ‘3자 물류’ 사업 진출도 가능해졌고, 쿠팡이 현재 전국 단위 물류센터 설립 및 자체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 아성을 흔들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쿠팡로지스틱스가 3자 물류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택배 시장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쿠팡이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로켓배송(이익배송) 물류 시스템은 쿠팡이 미리 물건을 대량 매입한 뒤 자체 물류센터에 보관 후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택배는 외부 창고에 있는 상품을 집화해서 분류하는 일까지 포함돼 이런 시스템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로지스틱스가 당분간 쿠팡의 로켓배송 물량을 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떤 방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쿠팡의 택배업에 진출 소식에 ‘배송기사 직고용’ 문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 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 문제를 해소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화물차 운송사업자 신청을 하면서 승인을 받으면 ‘주 5일 52시간 근무’, ‘15일 이상 연차’ 등의 근로조건으로 배송기사를 직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쿠팡은 다른 택배사들이 하는 ‘외주고용 방식’과 ‘직고용 방식’을 병행해 기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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