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총수의 현장 메시지..이재용 '고삐 경영' vs 구광모 '고객을 팬으로'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1.10 11:30 의견 1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도 선전한 국내 대표 IT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 오너들의 움직임이 2021년 신년 초부터 분주하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초 주요 사업장을 방문하는 현장경영으로 경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영상 편지로 신년사를 전하며 고객의 니즈를 세분화해 완벽하게 만족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재용 부회장, 현장 방문 통해 미래 유망 분야 직접 점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일 글로벌기술센터(GTC)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자료=삼성전자]

지난해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는 등 아픔을 겪은 이재용 부회장은 이 전 회장이 투병 중일 때부터 그룹 총수로서 활약하며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4세 경영권 미승계, 무노조 경영 철폐, 준법 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약속한 그는 작심한 듯 연초부터 현장 곳곳을 직접 방문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새해 첫 근무일인 지난 4일 평택 2공장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데 이어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것으로 2021년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어 5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네트워크장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글로벌기술센터(GTC)를 찾아 생산기술 혁신 회의를 주재했다.

6일에는 서울 우면동 삼성리서치에서 세트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차세대 6G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AI) 연구개발 현황 등 미래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6일 회의에서 차세대 통신 기술 연구 성과와 서버용 기술 확보, AI 기술 제품 적용현황 등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미래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다. 변화를 읽어 미래를 선점하자.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데 전념하자. 선두기업으로서 몇십 배, 몇백 배 책임감을 갖자"며 '책임 경영'을 내세웠다.

이 부회장은 최근 AI 분야를 비롯해 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電裝)용 반도체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속 성장하기 위한 미래가 이들 분야에 달렸다가 보고 있다. 이 미래 유망 분야를 담당하는 최일선을 연초부터 방문하고 임직원들과 소통하며 이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과 사업 확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지난해 이어 고객 감동 위한 집요함 요청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2021년 신년사 영상. [자료=LG]

올해로 경영 4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고객'을 최우선 순위로 강조했다. 올해로 44세가 된 구 회장은 젊은 경영인답게 코로나19 이전부터 신년사를 온라인 영상으로 전했었다. 소수 임직원이 강당에 모여 그룹 총수의 신년사를 듣는 고루한 방식을 버리고 고객 배려를 요청하는 온라인 편지를 전한 것이다.

고객을 배려하기 이전에 임직원들을 배려한 이 같은 방식은 사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렇듯 구 회장은 소소한 것까지 격식보다는 실용성을 내세우며 실용주의 경영을 실천해왔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고객의 불만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개선을 당부했다면, 올해에는 "이를 넘어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구 회장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도 훨씬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 안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라고 당부했다.

특히 "고객을 촘촘히 쪼개서 보며 세분화한 고객별로 각각의 니즈를 깊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한다"며 고객의 니즈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을 재차 권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고객우선주의'는 결국 기업이 성장하려면 고객을 기업의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구 회장은 제 아무리 훌륭한 기술도 사용하는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면 쓸모 없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LG그룹의 총수가 된 이래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