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네이버플러스보다 낫다?..로켓와우 이용고객은 '쿠팡플레이' 무료

이상훈 기자 승인 2020.12.25 09:01 | 최종 수정 2020.12.25 19:09 의견 0
쿠팡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공개했다. 쿠팡의 월 2900원짜리 구독서비스 '로켓와우' 사용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자료=쿠팡]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쿠팡이 OTT(온라인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지난 24일 정식 공개했다. 쿠팡플레이는 매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영화와 드라마 등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다른 OTT 서비스와 비슷하다. 다만 쿠팡의 기존 '로켓와우' 이용 고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차이점이다.

​즉 월 2900원을 내고 로켓와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쿠팡 내 로켓표시가 되는 상품은 무조건 무료배송 혜택 ▲신선식품 새벽배송 혜택 ▲로켓배송 상품 30일 무료반품 서비스 혜택 ▲로켓와우 회원 전용 초특가 골드박스 상품 혜택에 더해 무료로 영화와 드라마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영화, 국내외 인기 드라마, 시사교양, 애니메이션, 어학, 입시 강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쿠팡은 YBM, 대교 등 국내 교육기업과 협업해 콘텐츠를 개발했다. 미국 TV 시리즈 ‘존경하는 재판장님(Your Honor)', 교육형 뉴스 콘텐츠 ‘CNN10’ 등 다른 OTT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가격 장점...타인과 공유는 어려워

넷플릭스 구독료.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프리미엄 멤버십의 경우, 쿠팡플레이의 2900원보다 5배 비싸다. [자료=넷플릭스]

쿠팡플레이는 계정 1개당 최대 5개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가족 한 명이 쿠팡 로켓와우 서비스를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온 가족이 무제한으로 쿠팡플레이를 시청할 수 있는 셈이다.

자녀의 올바른 시청 습관을 위해 아동·청소년 이용 콘텐츠를 한곳에 모은 키즈모드와 안전PIN 비밀번호 입력 기능도 지원한다.

또 대부분의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도 미리 저장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프로필 구성이나 UI 화면 등은 넷플릭스와 상당히 유사하고 이커머스와 콘텐츠를 연계한 부분은 아마존 프라임과 닮았다.

쿠팡플레이는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아직 콘텐츠 종류가 다양하지 않지만 이것은 넷플릭스도 초기에 겪었던 문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공되는 콘텐츠는 다양해 질 전망이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격이 2900원으로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미 쿠팡 로켓와우를 이용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무료로 서비스가 추가되는 셈이며 쿠팡 로켓와우 회원이 아닌 경우에는 월 2900원이라는 저렴한 이용료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동시에 자동으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배송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콘텐츠를 시청하다가 자연스레 쿠팡을 이용하도록 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쿠팡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제공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넷플릭스나 왓챠 등 다른 OTT 서비는 월 구독료를 'N분의 1' 해서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배송 정보 등이 연계되는 문제가 있고 월 이용료가 저렴해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네이버플러스보다 앞선 콘텐츠 혜택 '눈길'

네이버도 월 4900원짜리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쿠팡 로켓와우+쿠팡플레이와 혜택이 비교된다. [자료=네이버]

앞서 네이버도 월 구독 개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며 커머스와 콘텐츠의 결합을 시도했다.

​네이버플러스는 월 4900원의 구독료와 더불어 네이버페이 최대 5% 적립과 네이버 웹툰·시리즈 49쿠키/시리즈ON 영화 1편 무료/네이버 콘텐츠 체험팩 중 택1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수량 등의 제약이 많아 네이버플러스는 콘텐츠 면에서 쿠팡플레이보다 딱히 장점으로 보이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여러 가지 요금제가 있지만 유료 회원 대부분이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할 수 있고 풀HD~UHD 해상도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멤버십(월 1만4500원)을 이용하고 있다. 가격 차이가 5배나 나는데다 쇼핑 혜택까지 더해지는 만큼 콘텐츠 수가 부족한 점은 크게 단점으로 와 닿지 않는다.

다만 월 2900원이라는 가격으로 5개 프로필 생성, 쿠팡 로켓와우 무료배송 혜택까지 모두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콘텐츠 구입비용을 지급하기 위해서 추후 인기·신작 콘텐츠 유료 시청 모델이나 라이브커머스 등이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 당장은 스마트폰에서만 시청 가능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통해 이커머스와 콘텐츠의 결합을 시도하는 것은 좋지만 당장 직면한 과제들이 많다. 현재로서는 쿠팡플레이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앱도 현재는 안드로이드 버전 공식 앱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해 이용할 수 있다.

조만간 아이폰용 앱이 앱스토어에 등록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마트TV용 앱,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콘솔용 앱까지 제공되기에는 무리이거나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플레이를 사용한 이들은 PC에서 시청할 수 있는 페이지가 없고 구글 크롬캐스트 연결도 안 되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TV에서 쿠팡플레이를 시청하려면 미라캐스트 정도가 당장 대안이 될 듯하다.

쿠팡플레이 출시 직후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 2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쿠팡 로켓와우 무료배송 등의 장점이 더해져 벌써부터 회원 가입하겠다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왓챠도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OTT 단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왓챠는 이미 넷플릭스라는 공룡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디즈니 플러스까지 경쟁자가 추가되고 웨이브·티빙 같은 대기업 계열의 OTT 서비스도 구독방식을 변경하며 넷플릭스·왓챠와 닮아가고 있다. 여기에 쿠팡플레이까지 경쟁자로 나서게 되면 대기업 지원이 없는 왓챠로서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쿠팡은 지난 7월 싱가포르 OTT 서비스 업체인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인수하고, 10월엔 특허청에 '쿠팡플레이' 상표 특허를 출원하는 등 OTT 사업을 준비해왔다. 쿠팡은 기존 이커머스와 음식배달 서비스(쿠팡이츠)에 콘텐츠를 연계해 아마존처럼 시장지배력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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