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유니클로, 한국시장 재탈환 '시동'.."대체제품 부재에 무색해진 노재팬"

'日불매 캠페인' 이전 수입맥주 1위 아사히, 판촉 행사 재개
유니클로, 질샌더 협업 ‘+J 컬렉션’ 선보여..매장 '인산인해'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1.23 15:15 | 최종 수정 2020.11.23 16:34 의견 1
아사히맥주 (자료=아사히맥주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지난해 시작된 일본상품 불매 운동(노재팬)이 장기화로 분위기가 한풀 꺾이면서 노재팬 대명사로 불리던 아사히맥주와 유니클로가 한국 시장 재탈환에 나섰다.

■ 롯데아사히주류 공급가 인하, 편의점 대부분 판매 재개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7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중단했던 아사히 맥주 묶음 판촉 행사(4캔 1만원)를 두 달 전 재개했다. 아사히 맥주는 롯데마트 계열사인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유통하고 있다.

아사히 맥주는 노재팬으로 판매가 급감하기 전까지 수입 맥주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통상 500㎖ 캔 기준으로 3000원 이상에 판매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90개 맥주 제품에 대해 ‘4캔 만원’ 행사를 진행 중”이라며 “아사히는 그중 하나이다”고 말했다.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CU도 일부 일본 맥주를 캔당 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 계열인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부터 아사히맥주의 가격을 내려 캔당 2500원에 팔고 있다. CU는 최근 아사히 맥주 외에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인수한 필스너우르켈, 코젤 브랜드의 캔맥주도 가격을 2500원으로 인하했다.

GS25 일부 매장에서도 아사히맥주가 250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GS25는 일부 점주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내릴 수 있지만 회사 차원의 가격 인하나 판촉행사는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에서도 아사히 맥주가 2000~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사히 맥주 가격이 이처럼 인하된 데는 롯데아사히주류의 공급가 인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위안부 모독으로 논란이 됐던 유니클로 광고 캡처 (자료=유니클로 유튜브 캡처)

■ 유니클로 서울 주요 매장, 오전 개장 전부터 수백 미터 '장사진'

이 같은 움직임은 의류업계에서도 감지됐다. 앞서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이 운영하는 유니클로가 지난 13일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신상품을 내놓자 일부 매장 앞에서는 이를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유니클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출신 디자이너 질 샌더와 협업한 ‘+J’(플러스 제이) 컬렉션을 출시했다. 여성용 제품 32개와 남성용 제품 26개, 액세서리 5개다. ‘+J 컬렉션’ 출시는 2009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09년 10월 +J 컬렉션이 출시됐을 때 첫날에는 서울 3곳 매장 앞에 문을 열기 전부터 수백 명이 몰렸다. 당시 출시 3일 만에 6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두 번째 컬렉션이 출시된 이 날도 일부 매장 앞에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이 목격됐다. 특히 서울 신사점과 명동 중앙점, 롯데월드몰점에는 매장 개장 시간인 오전 11시 전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서 수백 미터(m)에 달하는 긴 대기줄을 만들기도 했다.

이번 컬렉션은 온라인과 전국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됐다. 인기 제품은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됐다.

앞서 유니클로는 지난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이후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의 집중 대상이 됐다. 여기에 ‘위안부 모독’ 광고 논란까지 더해지며 한국 내 영업에 큰 타격을 받았다. 불매 운동은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작년 8월 말 187개였던 매장 수는 지난달 164개까지 감소했다. 범일점과 안성 스타필드 매장을 합치면 매장 수는 총 166개다.

유니클로는 질 샌더 컬렉션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실적 회복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유니클로 마음나눔 감사제’를 통해 또 한 번 고객몰이에 나선 것이다. 이번 감사제 2탄은 지난 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전국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진행된다.

히트텍을 포함해 후리스 재킷, 경량 패딩 등 인기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아울러 후리스 무릎 담요나 지역별 특산물을 증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7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지역 특산물 또는 온누리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의 국내 판촉 행사 재개와 유니클로 매장에 사람들이 몰린 것을 두고 노재팬 운동이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그러나 장기화되고 있는 불매운동 속 대체 제품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낄테고 결국 재구매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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