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코로나 재확산에 ‘전전긍긍’..가을·겨울 장사 앞당겨 돌파구 마련

박수진 기자 승인 2020.08.21 14:03 의견 0
지난 7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 지컷이 간절기 경량 외투 컬렉션을 출시했다.(자료=신세계인터내셔날)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되면서 패션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코로나 여파로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했지만 역대급 긴 장마와 코로나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 위축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패션업계는 가을·겨울(F/W) 시즌 신제품을 예년보다 앞당기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진자 300명 돌파..소비 심리 위축에 상반기 재현 ‘우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4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1만6670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300명을 돌파한 것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본격화된 지난 14일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앞다퉈 “앞으로 2주간 외출을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지금이 대규모 유행이 전국으로 번질 것인가,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중대한 고비가 되는 한 주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지난 17일 “꼭 필요한 외출을 제외한 약속, 모임, 여행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부탁드린다”며 “음식점 및 카페를 이용하기 보다 포장이나 배달해 먹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패션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상반기처럼 장기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든 바 있어서다.

우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770억원,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90% 줄었다. 같은 기간 코오롱Fn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14% 감소한 2334억원, 68억원을 시현했다. 한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4%, 5.5% 감소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영업환경 악화에 지난 6월 빈폴스포츠 브랜드 사업을 정리했다. 아울러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달부터 주4일 근무제, 임원 임금 반납, 희망자에 한해 무급 휴직 등을 신청 받으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밖에 K패션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휠라코리아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휠라코리아의 지주사인 휠라홀딩스 2분기 매출액은 6250억원, 영업이익 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8%, 65.3% 감소했다. 또 순이익도 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줄었다. 

패션 성수기 F/W 신상품 미리 출시..시즌 수요 선점 나서

노스페이스 ‘친환경 울 슈즈’ 20 F/W 시즌 신제품 3종 (자료=노스페이스)

문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들이 속속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다중 밀집 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매출 정상화 기대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올해는 54일간이라는 역대 최장 장마에 ‘여름 특수’마저 노리지 못했다. 이에 패션업계는 패션 성수기인 가을·겨울 신상품을 미리 출시하는 등 시즌 수요 선점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플러스는 이달 초 ‘리플렉션’을 주제로 가을 시즌 컬렉션을 출시했다.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미니멀’ 스타일을 볼륨 핏·크롭 기장이 강조된 실루엣과 소재 패치·비대칭 등 독특한 디테일을 활용해 구호플러스만의 젊은 감성으로 풀어냈다. 뉴트럴(중성의) 색상에 그린·블루를 포인트로 적용한 재킷, 트렌치 코트, 원피스, 셔츠·블라우스, 슬랙스·데님 등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LF 계열사 트라이씨클의 브랜드몰 ‘하프클럽’도 가을 시즌을 미리 준비하려는 고객들을 위한 F/W 패션 기획전을 진행한다. 하프클럽은 직장인들을 위한 남녀 가을 신상품 및 이월제품부터 여름 클리어런스 아이템까지 최대 92% 할인 판매한다. 이번 행사에는 세정의 올리비아로렌과 인디안, 바바패션의 JJ지고트와 더틸버리 등 10여 개 인기 브랜드가 참여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 지컷(g-cut)은 이달 초 간절기 경량 외투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번 컬렉션 중 경량 패딩은 지난해 3차 재생산까지 진행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던 제품이다. 지컷은 올해 상품 종류를 2배 이상 늘리고 정상 판매 가격도 30% 가량 낮춰 가격 경쟁력까지 높였다.

영원아웃도어의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최근 ‘친환경 울 슈즈’ 20 F/W 시즌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노스페이스의 스테디셀러 ‘클래식 울 스니커즈(CLASSIC WOOL SNEAKERS)’의 후속작이다. 슬립온에서 옥스포드화까지 다양한 스타일은 물론, 기존의 블랙 외에도 브라운, 다크 그린 등 새로운 컬러를 더해 출시됐다. 일부 제품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퀵 레이싱(QUICK LACING) 시스템을 적용했다.

K2는 소재 다변화 및 고급화, 논퀼팅 및 푸퍼 등 겨울 다운 스타일을 다각화하고 F/W 필수 아이템으로 부상한 플리스 제품군을 소재, 길이, 실루엣 등으로 구성을 세분화해 대거 출시했다. 이와 함께 혁신적인 다운 압축 기술을 적용한 씬에어 다운을 주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기업들이 상반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가운데 올 여름 긴 장마로 부진을 겪으면서 가을 신상품 선 출시로 시즌 수요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