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패션업계가 작년 이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작년 늦은 겨울로 아우터 판매가 부진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아우터 판매 호조가 기대된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아우터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0월 말부터 갑작스럽게 기온이 급락하고 예년보다 빠르고 긴 겨울이 예상된다는 기상 예보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자극된 것으로 풀이된다.
W컨셉, 지그재그 등 플랫폼에서 아우터 검색량 및 판매량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W컨셉에서는 10월 9일부터 11월 5일까지 패션 방한용품 매출이 50% 늘어났다. 특히 무스탕·하프코트·덕다운 패딩 등 아우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그재그에서는 10월 16일~29일 2주간 하프코트 거래액이 전년대비 3배 늘었다. 하프패딩과 하프 무스탕은 각각 2배 이상 성장했다. 긴 기장의 아우터(롱코트, 롱패딩)는 67%, 짧은 기장의 아우터(숏코트, 숏패딩)는 52% 증가했다.
(왼쪽부터) 블랙야크 경량패딩 시리즈 루클라 다운,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에이라 패딩(사진=각 사)
이른 추위에 그간 부진했던 아웃도어 업계도 실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블랙야크는 지난달 23일 기준 경량패딩 신제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0%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블랙야크 경량패딩 시리즈 루클라 다운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호조세를 견인했다.
더네이처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최근 4~5주간 에이라 패딩 판매 매출이 전주대비 180~200% 신장했다. 특히 이달 1일 TV CF 방영 이후에는 주간 판매량이 전주 대비 187% 오르며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캐주얼·스포츠 부문 아우터 판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에이션패션의 폴햄의 가을·겨울 컬렉션인 민트컬러 경량 점퍼와 코듀로이 배색 경량 점퍼는 11월부터 이른 추위를 타고 주간 단위 각각 3000장씩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젝시믹스는 지난달 19~25일 6일간 여성 패딩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30% 늘었다. 특히 겨울철 야외 러닝을 준비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러닝 아우터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졌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겨울 아우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슈퍼세일 동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량 패딩과 덕 다운 등 패딩 제품군의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배, 코트 카테고리는 3배 늘었다.
(왼쪽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보브, 이랜드월드 로엠(사진=각 사)
여성복 아우터 판매량도 호조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대표 여성복 브랜드 보브, 스튜디오 톰보이, 일라일, 델라라나의 주요 겨울 제품 판매가 10월 말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복 보브(10월27일~11월9일)는 아우터 매출이 230%, 스튜디오 톰보이(10월20일~11월9일)는 여성 다운 패딩 매출 89%, 일라일(10월27일~11월9일) 194% 등 올랐다.
이랜드월드 로엠은 지난 10월 20일 윈터 캠페인을 공개한 이후 11월 10일 기준 코트 상품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약 5배 급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영업상무라는 말이 있듯이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자 겨울 옷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도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