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2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 강조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주문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보험업계와는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대화에 나설 전망이다. 저축은행과 여신업계와는 각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존 부실,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2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력히 주문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원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이를 강조했고 지난달 28일 진행된 은행권 간담회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2금융권과 만남에서도 이를 중심으로 대화할 것 같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먼저 이날 오후 3시에는 생명·손해보험사 CEO 16명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어 오는 4일에는 저축은행업계, 16일에는 여신업계와 만날 예정이다

간담회에 앞서 이 원장은 ‘보험 불완전판매 방지 태스크포스(TF)를 금감원 내에 설치했다. TF는 연내 보험상품 설명 방식 개선안 발표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와의 만남에서는 불완전판매에 관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의 회계처리 방식을 언급할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업계 차원에서는 현안 전달과 함께 건전성 규제 완화를 요청할지 주목된다. 금리인하와 할인율 현실화 조치 등으로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도입까지 예고돼 보험사들은 건전성 관리 활동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저축은행 간담회에서는 부동산 PF 정리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PF정상화펀드를 조성해 부실자산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PF대출이 부실화됐다”며 “잔존 부실을 조속히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합병(M&A) 기준 완화가 논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국이 M&A 기준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 M&A가 결렬되기도 했다. 이에 시장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추가적인 규제 완화나 인센티브 제공을 업계 차원에서 요구할 수 있어 보인다.

16일로 예정된 여신업계와의 만남에서는 ‘상생페이백’과 2차 민생지원 소비쿠폰 신청이 차질 없이 이뤄지게끔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카드사의 역할과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지급결제전용 계좌 허용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업권 CEO와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현안 파악 수준에서 진행될 것 같다”며 “아마 당국은 소비자보호 강화를 당부하고 업계는 규제 완화 요청의 이유를 설명하는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