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최근 포스코이앤씨의 연이은 현장 사고로 대표이사까지 물러나자 건설사들은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지 우려하고 있다.

그간 노력이 부족했던 부분이 없는지 성찰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정부의 입찰 시스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재해를 막겠다는 정부의 입찰 구조가 이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정희민 당시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연이은 현장 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건설공사 입찰 시스템은 최저가를 제시한 건설사에 유리하게 설정돼 있다. 이는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설계할 수 있는 건설사보다 최저가나 공사기간 단축을 써낸 건설사의 낙찰 확률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이같은 구조는 주요 선진국의 입찰 시스템과 차이가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가령 유럽 등 주요국가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의 입찰(abnormally low bids, ALB)'을 제한한다는 규정을 두는 곳이 늘고 있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공사기간 단축, 저렴한 자재 등을 사용해 안전 및 부실공사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해당국가에서도 비용 경쟁력을 심사에는 포함하지만 사실상 중점 요소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경쟁입찰 방식도 문자로만 보면 크게 다르진 않으나 빠른 공사기간과 낮은 입찰가를 써낸 곳이 절대적으로 유지한게 현실이고 이는 급하게 작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어진다"며 "선진국에서는 최저가를 쓰거나 빠른 공사를 한다는 이유로 입찰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가령 최근 가덕도신공항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이 포기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자세한 입장은 피하면서도 "기본설계 단계에 600억원을 투입해 250여명의 전문가를 동원, 심층적인 기술검토를 진행한 결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일부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건설 전반의 환경을 외면하고 규제에만 집중한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안전수칙을 지키며 작업을 하더라도 공사 현장마다 기후·도구·같이 일하는 작업자 등의 모든 상황이 다르고 때에 따라 컨디션도 차이가 있어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 건설현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부터 입찰과정에서 비용과 공사기간을 중점요소로 보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타까운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안전사고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공사기간을 두고 급하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노동자 안전을 고려해 공사기간을 여유롭게 잡으면 경쟁사에 사업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