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이 신규영업을 전면 재개하고 반격의 깃발을 올렸다. 해킹 사고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던 가입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다만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발표를 앞둔 만큼 고객 신뢰 회복이 숙제로 남아있다는 시각도 있다.

SKT가 신규영업 재개 이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SKT의 일일 가입자는 257명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2일 해킹 사고가 외부에 알려진 이후 처음 순증으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4일부터 SKT의 신규영업 중단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e심을 통한 제한적 영업 재개에 이어 신규 가입을 전면 정상화했다. 정부 행정지도에 따라 신규 영업을 중단한 지 50일 만이다.

이에 맞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SKT는 신규영업 재개 첫 날인 지난 24일 아이온 16 시리즈와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부터 일선 유통망에 번호이동 특가 예약 정책을 가동했다. 월 7만9000원 이상 가입자 유치 시 공시지원금 및 선택약정할인에 관계없이 80만원 수준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한동안은 이러한 공격적 영업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출시 및 단통법 폐지를 비롯해 9월 아이폰 신제품 발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벤트가 남아있다는 점에서다. 저가 요금제를 대리점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정책적 지원도 당분간 이어갈 방침이다. 관련해 임봉호 SKT MNO 사업부장은 지난 24일 일일브리핑에서 “시장 경쟁 강도에 따라 마케팅 비용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추된 기업 이미지 회복을 위한 조치들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4일 발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평가한 체감 만족도에서 SKT는 전체 통신사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2005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지난해 하반기까지 SKT는 단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발생한 SKT 유심 해킹 사고의 여파로 소비자 금융계좌 탈취 우려와 초기대응 미흡 논란이 번지면서 소비자 신뢰가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달 말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민관합동조사단과 별개로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비판 여론이 재차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경쟁이 점화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해킹 사고로 인한 신뢰 회복으로 SKT에 대한 비판 의견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관련해 회사 측에서도 조만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섭 PR센터장은 24일 일일브리핑에서 “정보보호 투자 강화 등 고객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고객신뢰회복위원회와 함께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위약금 면제 문제에 대해서도 “위원회에서 고객 자문단을 통해 의견을 받고 있고 여러 법률 자문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