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과기정통부 임혜숙 장관(왼쪽)과 KT 구현모 대표(왼쪽 두번째),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왼쪽 세번째),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왼쪽 네번째)가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장관이 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할당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중인 이동통신3사 대표들과 만남을 가졌지만 이번에도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좀처럼 갈피를 못잡는 정부 부처의 방침에 이통3사 대표들도 아쉬운 반응을 보였으며 무엇보다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대승적 목표 달성에도 부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SK텔레콤 유영상 대표, KT 구현모 대표,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 등 이통3사 대표들과 회동 자리를 갖고 5G 주파수 추가할당 등 이동통신 사업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주파수 할당 일정과 경매 여부, 할당 방안은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회담 이후 이통3사 대표들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아쉬움을 나타내는 등 만족스럽지 못한 반응을 보였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측의 추가할당 요청이 공정성 논리를 훼손시킨다며 SK텔레콤이 보유한 주파수 대역과 인접한 3.7~3.72㎓ 대역을 추가로 할당해줄 것을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편익 증진이 목적이라면 이통3사 모두 주파수 추가 대역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KT측에도 3.8~3.82㎓ 대역을 할당해 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요청한 3.7㎓ 이상 대역 40㎒ 주파수 대역은 오는 2023년에 추가 할당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며 "LG유플러스 측에서 요구하는 20㎒ 대역은 간섭문제로 인해 2019년 당시 다뤄지지도 않았던 영역인데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의 요구로 갑자기 할당하겠다고 하고 했다. 이는 공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 구현모 대표는 "공정 경쟁 차원에서 2013년 정부가 KT에 할당한 주파수에 대해 서비스 시기와 지역을 제한한 사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할당 조건 부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제안한 3.8~3.82㎓ 대역 주파수 추가할당에 대해서는 "수요제기를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의 황현식 대표는 이번 회동에서도 연기된 주파수 추가할당 일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황 대표는 "국민 편익 관점에서 조속한 의사 결정이 나와야 하는데 자꾸 지연돼 안타깝다"며 "지역별로 통신 3사가 공동 구축하는 농어촌 공동망의 주파수가 달라 이용자 편익이 저해된다고 판단해 20㎒ 폭 주파수를 요청한 것이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5G 서비스 보급을 위해 지난 2018년 5월 3.5㎓대역을 이통3사에게 각각 할당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100㎒폭을 1조2185억원에, KT는 100㎒폭을 9680억원에, LG유플러스는 80㎒폭을 8095억원에 할당받았다.

상대적으로 주파주 대역폭이 좁았던 LG유플러스는 5G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한 소비자 편익증진 논리를 앞세워 자사에도 100㎒폭씩 할당을 해달라고 2017년부터 건의해왔다. 해당 대역의 간섭이슈 해소된 지난해 7월에는 과기정통부에 공문으로 추가할당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전문가 연구반을 구성해 7개월 동안 15회 이상 주파수 할당에 대해 논의해왔으며 수십 차례 내부 검토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공개토론회·국회간담회 등을 진행하며 이달 중 LG유플러스가 요청한 3.4~3.42㎓ 대역 5G 주파수 추가할당 경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 SK텔레콤과 KT가 '공정성 훼손'을 내세우면서 반발하자 17일 임혜숙 장관과 이통3사 간담회 이후 할당계획을 확정하겠다고 정해진 계획을 미룬 상태다.

LG유플러스 측은 자사가 꾸준히 소비자 편익 증진을 목적으로 요구해온 주파수 추가할당과 SK텔레콤이 내년으로 예정된 대역의 주파수 추가할당을 미리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같은 논리 선상에서 판단하면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 측 주장은 지난해 출시한 자동차와 내년에 나올 자동차를 같은 날 내놓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억지"라며 "사실상 주파수 추가할당이 큰 이익이 되지 않을 KT측에도 추가할당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소비자 편익 증진과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도 "정부에 규제에 맞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이동통신 사업 특성상 정부의 정책 결정 방향과 신속한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전문 연구반을 수립하고 여러차례 논의 끝에 LG유플러스 측이 요청한 주파수 대역을 추가할당하기로 했으면 계획대로 진행할 필요가 있는데 정부가 지나치게 이통3사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신속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소비자들이 5G 통신을 이용하는 혜택을 볼 수 있는데 아쉽다. 시기상 다음 정권 수립 이후에 해당 이슈들이 다시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