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불쏘시개' 될까..내년 토지 보상금 역대급 ‘45조 원’

지혜진 기자 승인 2019.09.10 10:01 의견 0
토지보상·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 대표 신태수 (자료=지존)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3기 신도시 등의 토지보상이 시작되는 내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5조 원의 토지보상금이 집행돼 부동산 시장에 ‘불의 고리’를 재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투자 수요가 몰려 땅값 뿐 아니라 집값 상승세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는 추석 이후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7조 원에 육박하는 토지보상금이 풀려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0일 토지보상·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에 따르면 내년에는 전국에서 역대급 토지보상금인 45조 원이 풀린다는 예상이다.

경기도 왕숙1·2, 하남교산, 계양테크노밸리 등 3기 신도시를 비롯해 검암역세권, 의정부우정, 안산장상, 안산신길 공공주택지구에서 토지보상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 최고 보상금은  지난 2009년 34조8554억 원이다.

또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으로 공원용지와 그 인접 부지를 활용하는 부천역곡, 성남낙생, 고양탄현, 안양매곡 공공주택지구가 다음 달 지구지정을 거쳐 내년부터 토지보상에 착수한다.

지존 신태수 대표는 “현재 대출규제 정책 등 정부의 고강도 수요 억제책으로 현재 집값이 잠잠해진 상태지만 ‘똘똘한 한 채’ 수요 등이 여전한 상태”라며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투자처를 찾아 수도권 지역의 주택과 토지시장으로 유입되고 1000조 원에 달하는 단기 부동자금이 추격매수를 이어간다면 이른바 ‘불의 고리’를 재현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에도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의 수요를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에는 오는 10월부터 연말까지는 수도권 11곳의 사업지구에서 모두 6조6784억 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이들 사업지의 면적은 7.23㎢에 달한다.

다음 달 성남복정 1·2 공공주택지구(65만5188㎡) 토지 수요자들은 1조1200억 원으로 추산되는 토지보상금을 받는다. 이와 더불어 남양주 진접2지구(129만2388㎡), 의왕월암 지구(52만4848㎡) 등 모두 5곳에서 토지보상이 시작된다.

오는 11월에는 구리갈매역세권 공공주택지구(79만9219㎡), 군포대야미 지구(62만2346㎡), 인천가정2 지구(26만5882㎡)가 감정평가를 거쳐 각각 토지보상을 시작한다.

‘과천주암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도 지구 지정된 지 3년 5개월 만에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풀리는 보상금 규모는 9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천에서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풀리는 것은 2015년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에서 8000억 원 규모의 보상비가 풀린 이후 4년여 만의 일이다.

12월에는 시흥거모 공공주택지구(152만2674㎡)가 토지보상을 시작한다. 이곳에는 신혼부부·청년 등 젊은 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신혼 희망타운 등 1만1140가구를 짓는다.

성남금토 공공주택지구(58만3581㎡)도 12월부터 1조 원 규모의 토지보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성남복정 지구와 함께 입지여건이 뛰어나 시장의 관심이 큰 곳이다. 지난 8월 26일 보상계획 공고를 마친 상태이며 다음 달부터 감정평가를 시작한다.

정부는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대토 보상을 확대하고 리츠(부동산간접투자기구)를 도입하기로 했다. 실제 시장에 풀리는 토지보상금 규모는 이보다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

신태수 대표는 “성남복정지구와 성남금토 지구의 경우에는 소유자들이 대토보상 등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정한 효과가 기대되지만 나머지 사업지구에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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