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스타항공 M&A '안갯속'..이상직 의원 '지분 헌납'에 "꼬리 자르기" 일축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6.30 11:25 | 최종 수정 2020.06.30 15:01 의견 0
이스타항공 관련 의혹을 다룬 뉴스 장면. (자료=JTBC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약 410억원의 이스타항공 지분을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작업은 여전히 불투명한 모습이다.

이상직 의원은 지난 29일 지분을 헌납할 뜻을 전했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은 사전 합의도 없이 이 의원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체불임금 해결에 대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간 입장차가 여전하다. 때문에 M&A 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의원은 전날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지분 헌납이 급하게 결정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차후 구체적인 방안이나 자금 활용 계획 등도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과의 M&A가 마무리될 경우 지난 2월부터 미지급된 직원들의 체불 임금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계약서상 제주항공이 체불임금을 해소하기로 돼있지만 대주주가 고통을 분담한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다른 입장이다.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헌납은 일방적 계약변경이라며 체불임금은 애초에 이스타항공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스타홀딩스 지분 헌납은 M&A와 무관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410억원 중 전환사채(CB) 200억원, 세금 70억원, 부실 채권 정리 비용 110억원 등을 제외할 경우 실제 이스타항공에 남는 금액은 3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의 형 이경일 씨가 대표로 있는 비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 7.5%는 헌납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논란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이상직 의원 측은 일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적법했다"고만 밝혔다.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 이 의원은 실제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의원 일가에 대한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 헌납'은 그럴싸한 포장"이라며 "이 의원이 손을 털고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별다른 이득이 없는 제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이스타항공 측의 기자회견으로 양측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고 주장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M&A 무산 가능성도 더 커졌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거래를 끝내려면 기존 계약서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일방통보해서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분 헌납으로 계약 내용이 변경됐으니 계약서를 파기하자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계약금을 반환해줄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기존 계약 내용을 상의없이 바꾸고 그걸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비정상적인 경우"라고 강조하며 "이스타항공 측이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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